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자력 발전소의 확대를 지향하는 집단의 홍보 단체인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는 "핵발전소는 안전하고 깨끗하며 경제적인 행복발전소" 라고 TV 등의 대중매체, 각종 출판물과 광고물을 통하여 선전한다.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증진을 도모하고 사회공익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되었다"는 단체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이 단체에서는 "원자력의 이용이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이상"이라는 앵무새 같은 말로 핵발전소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들의 핵발전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부정적이어서 긍정적 측면만을 강조한 때문일까?

 핵발전소는 다중의 안전장치를 갖추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한다. 다중 안전장치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산술적 확률은 수백만 분의 일로 사고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인류가 보유한 핵발전소나 핵시설의 사고 빈도는 매우 높다. 400여기에 이르는 상업용 핵시설 중 실제로 일어난 핵시설의 중대한 사고들은 체르노빌 사고(구 소련), 드리마일섬 사고(미국), 윈드스케일 사고(영국), 도까이무라 핵공장 사고(일본), 첨단의 몬쥬원자로 화재사고(일본) 등 핵기술에 있어서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들에서 일어났으며 사고의 징후를 알아채기도 전에 사고는 발생하였다. 미국의 첨단 기술이 총 동원된 우주왕복선의 폭발 참사에서 보듯 우리는 인간의 기술을 너무 과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포항~경주~울산을 잇는 곳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은 활성단층의 논란이 계속되는 양산단층대의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월성 1호기 핵발전소에 균열이 발생하였다. 월성원전 가까이에 다수의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밝혀진 바 있어 심층적이고 공개적인 조사가 요구되나 추가 원전 건설은 강행되고 있다.

 핵발전은 깨끗한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적고 유독성 대기오염물질은 발생하지 않지만 온배수에 포함된 열에 의한 열오염, 방사능 누출, 핵폐기물을 생산한다. 또한 냉각계통의 보호를 위한 유독물질의 사용으로 주변의 해양생태계는 황폐화된다. 특히 핵폐기물은 몇십 년 동안 만들어지지만 그 수명은 거의 영구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이 깨끗하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경제성이라도 있는가? 일본에서 핵발전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일본인들은 이제 전기요금은 거의 공짜로 쓸 것처럼 생각했으나 핵분열로가 50기 이상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기요금을 내는 나라에 속한다. 핵발전을 위한 국가의 지원, 수명을 다한 핵분열로의 폐기비용, 핵폐기물의 처분 및 영구 관리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핵발전은 더 이상 경제적인 에너지 생산방법이 아니다. 상업주의와 기업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서구의 국가들, 즉 독일,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 선진국가들이 핵발전소를 더 이상 건설하지 않는 이유는 핵발전으로 얻는 이익보다 이로 인한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는 장래의 에너지 수요 및 전력 수요를 지나치게 크게 산정하여 놓고 이것에 맞추어 에너지 설비를 갖추려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시설은 이산화탄소의 발생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로 걸리고 풍력, 조력, 태양광 및 태양열 발전을 추구하자니 당장 기술적 문제도 걸림돌이 되지만 거대 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 또 원자력 발전을 포기한다면 핵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기구의 대폭적 축소 개편이 불가피 하니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한 정부기업의 체질상 감내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 한 에너지 정책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에너지 절약에서 출발하여 기업의 에너지 생산성 향상 및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개발 등 새로운 에너지 비젼의 제시와 함께 핵발전소의 추가적 건설 포기로 우리들 미래에 희망을 또 이 땅에 살아갈 후손들에 희망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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