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극복·목표달성의 원동력 ‘그릿’
작심삼일이 되고만 새해 새 결심들
심기일전, 그릿으로 재도전해보길

▲ 곽해용 국회 비상계획관(이사관)

새해를 앞두고 다이어트, 운동, 공부 등 목표 달성을 도와줄 ‘결심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벌써 3주가 지났다. 올해도 역시 작심삼일(作心三日)만 반복하는 것은 왜 그럴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데 분명 마음을 다잡았건만 왜 쉽게 지키지 못하는 걸까. 어떤 일이든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아무나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 박사는 10년간에 걸친 사례와 실험을 통해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그릿(GRIT)’이라고 강조했다.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이다. 큰 야망을 품고 자신의 부족함에 불만을 가지면서, 쉽게 좌절하지 않는 회복력과 불굴의 투지가 성공을 이끈다고 했다. 힘들다고 알려진 미 웨스트포인트의 비스트(Beast) 훈련에서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이들은 ‘그릿’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어떠한 어려움과 역경에 처하더라도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끝까지 해내는 능력은 따로 있다고 보았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주변에 이런 달인들이 의외로 꽤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분들은 타고난 재능보다는 생활 속에서 오랜 시간 눈물겨운 노력을 통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영재 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여기에 나오는 어린 영재들의 재능과 집중력 또한 가히 경이로울 정도이다. 훌륭한 재능에 ‘그릿’이 더해지면 먼 훗날 분명히 멋진 달인들이 되리라.

우리에게도 ‘그릿’과 같은 개념을 가르쳐 주는 곳이 있다. 바로 군대다. 군에 입대하면 ‘필승의 신념’과 ‘임전무퇴의 기상’을 훈련과 단체 운동 등을 통해 배우게 된다. 필승의 신념은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굳센 믿음이다. 임전무퇴의 기상은 전투에 임하여 결코 물러서지 않는 불굴의 투지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군인정신이 몸에 배게 되면 자신감은 물론, 어떤 일이나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필자가 대위 시절에 여단 대항 체육대회에서 줄다리기 포병여단 팀을 맡은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나무에 줄을 매달고 열심히 연습을 했다. 공병여단 팀과 맞붙었다. 팽팽한 줄을 잡는 순간 줄 너머로 상대의 투지가 무섭게 전해졌다. 결국 공병여단 팀이 우승을 했다. 나중에 들어 보니, 그들은 불도저를 상대로 손에 굳은살이 생길 만큼 연습을 하여 끝내 미동도 없던 불도저조차도 끌었다고 한다. 누구나 최선은 다하지만 누가 더 집념과 불굴의 투지가 강하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최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확 달라진 베트남 축구를 보노라면 그들에게서도 ‘그릿’이 느껴진다. 항상 체력 열세로 고전하던 저 팀이 어떻게 저렇게 달라졌을까. 박항서 감독이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먼저 바꾸어 놓은 것 같다. 인간적인 파파 리더십만으로 그리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필승의 신념을 깊이 심어주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출사력거전 즉유가위야(出死力拒戰 則猶可爲也). 지금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면 오히려 막아낼 수 있습니다’라고 고(告) 한 것처럼.

심기일전, 재능은 부족해도 좋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그릿’의 열정으로 작심삼주(作心三週), 다시 도전해본다면 올해는 우리 모두 각자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곽해용 국회 비상계획관(이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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