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현주 문화부 기자
울산의 대표음악축제였던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Ulsan World Music Festival)이 폐지됐다.

이제 막 자리매김한 울산 대표 축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월드뮤직과 처용문화제의 분리 추진에 대해 여러해 공론의 장을 마련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공개적인 담론이나 논의 과정도 없이 한순간에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처용문화제가 월드뮤직과 함께 가느냐, 분리해 각각의 정체성을 확보해 가느냐를 두고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던 지난날의 수고까지 무색케 했다.

2007년 시작된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은 월드뮤직을 내세워 추진한 전국 최초의 음악축제였다. 이후 월드뮤직의 대중성에 눈뜬 타 지자체가 뒤늦게 비슷한 명칭의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새로운 지역 축제를 양성하는 취지도 좋지만, 객관적인 평가 없이 이전의 문화행사를 하루아침에 백지화 한데는 분명 문제가 있다. 또 수년간 열어온 축제들도 제대로 육성 발전시키지 못하고, 무산시켜 버리는 마당에 소모적인 축제 행사를 새롭게 또 만드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문화관광축제’ 선정에 울산지역 축제가 모두 탈락했다. 어떤 축제를 경쟁력 있는 축제로 키워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대신 울산아트페스티벌이 신규 축제로 추진된다고 한다. 출범 6개월을 넘긴 송철호號가 내세운 첫 축제인 만큼 시민의 기대가 크다. 개막 전까지 남은 시간은 7개월 남짓. 이곳 울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색 콘텐츠를 반드시 찾아주길 바란다. 지역민의 구미를 충족시킬 아이템 확보와 여론 수렴에 골몰해야 할 것이다.

‘망설이는 호랑이는 벌보다 못하다’고 했다. 용단의 결단을 내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릴 지역축제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석현주 문화부 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