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무려 3개월여 끌었던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단협이 조합원 총회(찬반투표)를 거쳐 가결되었다. 먼저 노사가 자율 협상으로 해결한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 이로써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단계까지 갈만큼 국가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킨 현자사태는 모두 마무리되었다. 때늦은 감은 있으나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현자 노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비상한 각오로 남은 하반기를 보내야 할 것이다. 특히 자체 생산차질액만 약 1조6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만큼 이를 만회하는데 노사가 모든 지혜와 정성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는 현자 당사자는 물론, 모기업의 파업으로 큰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특히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살리는 길이다.

 지금 세계 자동차산업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먹고 먹히는 살벌한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오직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것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품의 품질을 올려야 한다. 값싼 제품으로 밀어부치는 시대는 지나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한 작업으로 고장나지 않는 차, 오래 탈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만이 세계 일류제품과 경쟁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금번 협상에서는 주5일 근무제 합의한 만큼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그 이상의 생산효율을 올려야 임금인상분을 상쇄하고,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가질 수 있다.

 이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노사화합이 전제돼야 한다. 도요타, BMW 등 세계 자동차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탄탄한 노사결속력이다. 그러므로 상생의 선진 노사문화를 정착하는 것은 현자 노사가 살아남기 위한 선결요건이자 시급한 과제다.

 수출 품목 1위로 떠오른 자동차산업은 국가경제의 가장 큰 희망이다. 우리가 현대자동차를 두고 "국민의 기업’이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후방 효과가 지대한 자동차산업이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 한국경제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현자 노사는 자신에게 부여된 막중한 역할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파업후유증을 하루 빨리 떨쳐 버리고 국민의 더 큰 사랑을 받는 현대차로 거듭나기를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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