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능인 사회적기업 미담장학회 대표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활력을 위해 울산에 방문했다. 작년 UNIST 방문에 이어 두번째 울산을 방문한 문대통령은 신산업 육성 카드로 수소에너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수소에너지는 신성장동력으로서 발전 가능성과 현실적 한계를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에 꼼꼼한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

수소에너지는 그 자체로 에너지라기 보다는 물(H2O)에서 나오는 수소(H2)를 이용해서 금속 산화물에 흡착시키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꺼내 쓰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쓰면 가스를 저장하는 경우보다 3분의 1이하로 부피를 줄일 수 있고, 폭발 염려도 없어서 안전하다. 쉽게 말해서 화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데 수소를 이용한다고 보면 되겠다. 수소(水素)의 원천이 말 그대로 물(水)이다 보니 청정한 미래 에너지의 상징으로 일반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 발전의 산물은 모두 양면이 있는 법이다. ‘에너지 보존 법칙’ ‘질량 보존 법칙’ ‘관성의 법칙’ 등을 보면 알겠지만, 자연은 변화를 싫어하며 자연계에 양(+)만 존재하는 것은 없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 따라서 인류에게 유익한 에너지를 무한히 뽑아서 사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소에너지에 필요한 수소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소에너지에 필요한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에 전기를 가해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 내는 전기분해 방법과, 천연가스를 이용한 열화학분해 방법이 있다.

전기분해 방법은 전기에너지→화학에너지(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전기에너지(수소에너지 활용)로 바꾸는 형태라서 에너지의 형태가 변하고 적절한 저장 방식의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최초의 전기에너지를 태양광 등에서 활용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배터리 기술상, 100% 효율 기준 태양광 발전 가능 시간은 하루 4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는데 그 한계가 있다.

열화학분해는 메탄가스(CH4) 등과 물을 사용해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인데 경제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CO2) 배출, 미세먼지 발생 등 환경 오염 우려가 크다.

또한, 전기 자동차도 충전소 문제 등으로 확장성이 부족한데, 분자 크기가 작아 금속 용기도 뚫고 나오는 수소를 전국적으로 공급해 에너지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는 일이다. 수소에너지는 10여 년 전 미국 부시 정권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나 현실성을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현실적 한계와 미래 기술의 발전과 맞물린 수소에너지의 가능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소에너지 등 대안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신기술을 위한 신기술은 기존의 에너지 안전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적폐가 되어버린 원자력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일부 환경 단체는 환경을 위해서는 탈원전을 해야 한다고 한다. 무한하고 저렴한 에너지원을 찾는다는 전제하에서 필자도 그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이다. 아프리카 등지의 에너지가 부족한 국가에서 흙탕물을 마시는 모습을 종종 본 적 있을 것이다. 그 나라는 원자력 발전을 하지 않는데 왜 환경이 최악일까? 바로 에너지가 부족해서 정화를 못하는 것이다. 현대의 인류에게 에너지란 오히려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 장능인 사회적기업 미담장학회 대표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