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신경 없어 초기 발견 어려워
하반기부터 ‘6대 암 검진’에 포함
건강보험 90%적용 10%만 자부담
담배가 주요원인…반드시 끊어야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울산지역 노년의 삶’ 통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만 65세 이상 노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며, 암 중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감각 신경이 없는 폐 안에서 암 덩어리가 자라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암이 한참 진행되고서야 기관지를 침범하고, 기침이나 객혈 등 증상을 보인다. 나승원 울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함께 폐암조기 진단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2019년 하반기부터 폐암검진, 6대암 검진에 포함

폐암 초기에는 흉부 X-선 검사에서도 암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초기 진단에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에서 폐암 고위험군인 흡연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노출이 적은 저선량 흉부 CT로 폐암 검진을 시행한 결과 사망률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폐암을 초기에 발견해 수술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나승원 울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와 지역암센터 중심으로 발 빠르게 폐암검진의 필요성을 복지부에 제안했고 지난 2년간 폐암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시범사업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수검자 1만3345명 중 69명이 폐암으로 확진됐고, 이 중 70%가 폐암 초기였다. 국내 일반 폐암 환자의 조기 발견율 보다 3배 높고 외국의 폐암검진 연구 결과보다도 높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 했다.

이런 폐암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결과를 근거로 2019년 하반기부터 폐암검진이 6대암 검진에 포함됐다. 대상자는 폐암 발생 위험이 높고 조기발견이 중요한 만 54~74세 남녀 중 30갑년(하루 평균 피우는 담배갑의 수×흡연 기간) 이상의 장기간 또는 흡연량이 많은 흡연자다. 이들은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를 추가 촬영하게 된다.

나 교수에 따르면 “폐암 검진 비용은 건강보험 급여로 90% 지급돼 1만1000원 가량된다. 건강보험료 기준 하위 50% 가구나 의료급여 수급자 등은 본인부담금이 없다. 다만 폐의 결절(혹)이 발견되거나 기타 이상소견들이 발견됐을 때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비용은 일반진료를 받을 때와 같이 개인이 부담하게 된다”고 했다.

▲ 나승원 울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흡연, 폐암 발생 높이는 주요 원인

이처럼 폐암은 조기 발견하면 근치적 치료가 가능해 사망률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나 교수는 “폐암검진 시범사업에서 저선량 흉부 CT 촬영이 비용대비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하지만 성공적인 폐암검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특히 결핵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선진국에 비해서 흉터에 의해 발생한 결절을 감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발견된 폐 결절들이 모두 폐암이 아니고 아주 일부만 폐암으로 최종 진단되므로 불필요한 검사시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폐암검진기관의 선정 △흉부 CT 촬영 프로토콜의 표준화 △결절이 발견된 이후의 추적검사 주기에 대한 지침 공유 △악성 결절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 △검진대상자들에 대한 폐암검진의 효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등이 필요하다.

끝으로 그는 “폐 결절이 발견되지 않은 흡연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흡연은 폐암 발생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흡연자라면 금연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양성이든 악성이든 폐 결절 또는 기타 이상소견이 발견됐다면 지금이라도 금연을 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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