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재채기 통해 공기로 전파

▲ 배승은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기침·재채기 통해 공기로 전파
치사율 낮지만 전염성은 강해
홍역 환자는 반드시 격리해야

초기증상 감기와 비슷하지만
안검면 따라 결막염증 보이고
입안에 코플릭이란 반점 생겨
이후 1~2일 후에 발진기 시작

백신 2회 접종시 97% 예방
한번 앓았거나 두번 맞았다면
항체 생겨 접종하지 않아도돼

대구, 경기에 이어 서울, 전남에서도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지금까지 국내 홍역 환자는 총 40명이다. 보건당국은 해외여행객을 통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간 이동이 많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 만큼 홍역에 대한 우려와 궁금증도 높아졌다. 배승은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홍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발열·기침 등 증상…독감과 구분 어려워

홍역바이러스는 치사율은 낮지만 주로 호흡기, 분비물 등으로 빠르게 전염되는 감염병이다. 온대 지방에서 늦은 겨울부터 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전형적인 홍역의 잠복기는 10~12일이지만 증세를 경하게 하기 위해 면역 글로불린을 투여받았다면 잠복기가 21일까지 길어질 수도 있다.

배승은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처음 3~5일 동안은 감기처럼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과 구분이 어려워 독감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독감과 달리 홍역 초기엔 눈의 안검면을 따라 결막염증이 횡선으로 명확하게 보인다. 이때가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고 했다.

이후 입안에 코플릭(Koplik)이라는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발진 1~4일전에 나타나 12~18시간 내에 금방 사라져 병원 진료 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간혹 이 전구기에 갑작스러운 고열, 경련, 폐렴이 동반되기도 한다. 코플릭 반점 출현 1~2일 후에는 발진기가 시작된다.

배 전문의는 “홍반성 구진상 발진이 목 뒤, 귀 뒤 아래, 이마의 머리선 및 뺨 뒤쪽부터 시작해 24시간 내에 얼굴, 목, 팔과 몸통 상부, 2일째 대퇴부, 3일째에 발의 순서로 퍼진다. 손바닥과 발바닥에도 발생해 3일 이상 지속된다. 초기에 발진은 손으로 눌렀을 때 하얗게 변하지만, 발진 3~4일째에는 압력에 의한 변화는 없다. 발진 출현 후 2~3일째 임상 증상이 가장 심해서 콧물, 발열, 기침이 심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후 2~3일간 고열을 나타낼 수 있지만 24~36시간 내에 열이 내리고 기침이 적어진다. 면역글로불린을 맞은 경우나 생후 9개월 미만 환아의 경우 모체로부터 받은 항체 때문에 발진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복기에는 발진이 점차 사라지면서 갈색의 색소 침착을 남긴다. 작은 겨 껍질 모양으로 벗겨지면서 나타났던 순서대로 7~10일 내에 소실된다. 이 시기에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역 환자는 반드시 격리해야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된다. 따라서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홍역환자와 접촉한다면 감염 확률이 90% 이상이다.

배 전문의는 “홍역 환자는 반드시 격리가 필요하다. 홍역이 의심되면, 발진 발생 4일 후까지 유치원, 학교, 학원 등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역 진단을 받게 되면 기침과 고열에 대한 대증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합병증이 없다면 안정을 취하면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면서 치료한다. 반드시 입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2개월 이상·만 4~6세 등 MMR백신 2회 접종

MMR백신 효과는 1회 접종시 93%, 2회 접종시 97%로 꽤 효과가 높은 편이다. 2회 접종을 받았더라도 매우 드물게 홍역에 걸릴 수 있지만, 증상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홍역환자와 접촉한 경우 72시간 이내에 접종을 하면 발병을 줄이거나 증상을 경감시킬 수도 있다.

과거에 홍역을 앓았거나 홍역 항체가 양성인 경우라면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홍역 항체는 한 번 홍역을 앓았거나 두 차례 예방접종을 하면 생긴다. 50대 이후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은 홍역을 앓은 경험이 있어 항체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30~40대의 홍역 감염 위험이 가장 높다.

배 전문의는 “1991년부터 홍역예방접종은 2회 접종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후 출생한 경우는 대부분 접종이 완료됐을 것이다. 2001년도에 초, 중, 고등학교에 홍역 추가접종을 전국적으로 실시했기에 2001년도까지 고등학생 이하인 경우는 2회를 완료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1967년부터 1982년까지 태어난 경우는 1회만 접종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추가 1회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가임기 여성과 의료인이라면 2회의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1회 또는 2회를 접종 했더라도 풍진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추가 접종을 하지만 총 3회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배 전문의는“홍역 단독백신은 없으므로 MMR접종을 기본으로 한다. MMR백신의 접종 지침은 △12개월 이상 △만 4~6세로 2회 시행이다. 접종기간에 있는 아이들이 미접종 상황이라면 가급적 빨리 접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역 예방접종력은 예방접종도우미사이트nip.cdc.go.kr)에서 조회할 수 있다.

끝으로 배 전문의는 “홍역 유행지역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방문전에 MMR을 2회 접종했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또 여행 중에는 홍역 감염예방을 위해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여행 후 홍역(잠복기 7~21일)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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