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자리 9만7천개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고용 적은 반도체 수출 증가
전체인구 둔화·정책도 원인

작년 한국 경제는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7% 성장하고 일자리 성가 폭은 9년 만에 최저인 9만7000개에 그쳤다. 과거와 비교해 부진한 두 지표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 엔진이 빠르게 식어가는 점을 알 수 있다.

27일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 자료(속보치)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한국 경제의 작년 ‘고용 탄성치’(취업자 증가율/실질 GDP 증가율)는 0.13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0.518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했을 때 그만큼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 인구구조 변화·일자리 질 중심 정부 정책등 ‘발목’

작년 수출액은 1948년 첫 수출을 시작한 후 최대인 655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일자리 창출 상황은 오히려 9년 전으로 뒷걸음쳤다.

노동생산성이 높아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산업인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5분의 1 이상인 1267억달러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산업인 석유제품(33.5%), 석유화학(12.0%)도 반도체처럼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꼽히기에 활황이라고 해서 고용을 늘릴 유인이 떨어진다.

2017년 3.1%였던 성장률은 작년 2.7%를 기록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율은 같은 기간 1.2%에서 0.4%로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작년 취업자 증가 폭이 줄어든 원인을 생산가능인구 감소 전환, 온라인화·무인화 확산 등 인구·산업구조 변화에서 찾았다.

작년 인구증가 규모는 22만5000여명으로, 전년보다 약 7만3000명 적은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15~64세 고용률이 2017년과 같은 66.6%를 기록했다. 즉 전체 인구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 수도 둔화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고용 탄성치가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화 등 근로조건 개선 정책도 고용 탄성치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이대로 두면 고용 창출력 더 떨어질 듯…“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향후 고용 탄성치는 고용과 성장률 모두 부침을 겪으며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로 2.6~2.7%,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15만명을 각각 제시했다.

한은은 지난 24일 올해 성장률을 직전 전망보다 0.1%p 낮은 2.6%로 제시했으며, 취업자 수 증가는 14만명으로 예측하는 등 더 어둡게 내다봤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용유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내수 서비스 산업 육성으로 수요를 창출해 고용을 촉진하고, 다시 생산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고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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