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걸수 전 북구 송정동장

저서와 강연으로 유명한 김형석 교수의 이야기다. 올해로 100세가 된 백전노장임에도 80대 초반 정도로 보이신다. 이 분을 두고 진정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아닐까. 뒷동산을 산책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수영으로 건강을 다지신다. 한 해에 두 세권의 책을 내며 전국을 누비면서 160여회 초청강의까지 다니신다고 한다. 새해벽두! 김형석 교수는 KBS 휴먼드라마 인간극장에 방영되어 세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필자도 몇년전 ‘100년을 살아보니’라는 교수의 수필집이 생각났다. 그 당시에는 일반적이고 교훈적인 생각에 그냥 넘겼는데, 인간극장을 보면서 내 생각의 깊이가 일천했고 많이 짧았다는 것을 알았다.

김 교수께서는 노년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취미생활을 하며, 놀지 말아야 한다고 3가지를 강조하셨다. 백전노장 교수는 이를 모두 해내니 20여년 더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듯하다. 건강이 목적이 아니라 일하기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일을 하는 동안은 건강하다는 것이다. 돈을 좋아하는 것보다 일을 사랑하면 돈도 따르고 건강도 저절로 지켜진다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시력도 좋고 발음도 정확하며 보청기 없이도 생활에 불편이 없다고 한다. 요즘에는 책 읽기를 줄이는 반면 글을 쓰고 사색의 폭을 넓혀간다고 한다.

김 교수께서는 백년을 살아보니 “60~75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했다. 50대는 생활의 목표가 가정이었고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기에는 이른 나이 때지만, 60대가 되면 사회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경륜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선 60대가 되면 “내 자신을 믿을 수 있는 나이 때”라고 강조하며 75세까지는 정신적, 인간적인 성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김 교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동갑내기이고 한동안 학계에서 철학의 3인방으로 이름난 고 안병욱, 김태길 교수와 셋이서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두분 모두 돌아가셨을 땐 이 세상 전부가 텅빈 마음이었다는 것이다.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삶과 친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서하지 않는 국민, 그 나라는 문화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이 세계에서 독서 5위국이며 아시아권인 한국과 중국도 이제 서서히 독서하는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교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였고, 오직 부모들의 교육열 때문에 오늘날 경제대국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모든 나라는 갈등이 생기고, 그 때 영국과 미국은 대화로, 독일과 프랑스는 지도자들의 토론과정에서 푼다고 했다. 잘못된 나라는 투쟁으로만 일관한다고 한다. 투쟁은 집단이기주의를 낳고, 집단이기주의는 도덕적 능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할때 옳고 그름만을 따진다면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며 우리의 정치 수준을 이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사랑이 있는 고생이 가장 행복했다”며 사회에 봉사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했다. 이기주의는 사회악을 만들고 가정, 직장, 사회 등 어디에서도 행복하지 못하다고 했다. 콩나물이 흐르는 물을 먹고 자라듯 매일 새로운 생각을 해야만 무거운 짐을 덜어낼 수가 있다고 하며, 신앙을 가지되 바른 믿음과 경건한 생활습관을 기르라고 했다. 올 한해 필자도 하던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선하고 착한 삶의 목표를 세워 가꿔나가야겠다. 기해년 벽두 김형석 교수님의 주옥같은 가르침을 바탕으로 내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정진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본다.

강걸수 전 북구 송정동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