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안쪽 족저근막, 발 충격 흡수·체중 지지하는 역할
밑창 평평한 신발·과도한 체중 발바닥에 압력, 염증 유발
보조기·물리치료 등으로 대부분 호전…스테로이드 금물
추운 겨울 부츠는 여성들의 필수아이템이다. 그 중에서도 어그부츠가 단연 인기다. 발볼이 넓고 신발 바닥이 푹신해 발이 편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밑창에 굴곡이 없는 어그부츠는 발바닥으로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져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충격을 흡수하는 족저근막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김충린 울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함께 족저근막염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편한 러닝화와 맞춤형 깔창 활용해야
족저근막은 발바닥 안쪽에 위치한 두꺼운 막으로, 발바닥의 아치 모양을 유지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체중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김충린 교수는 “족저근막은 스프링처럼 탄성이 있어 보행에 따라 늘어 나기도 한다. 갑자기 살이 쪄서 보행시 발바닥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거나 심한 운동을 한 경우, 그리고 하이힐 또는 플랫슈즈처럼 발에 무리를 주는 신발을 신으면 이 곳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한다. 이를 족저근막염이라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 여성들이 자주 신는 롱부츠는 보온효과가 좋지만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겨울철 부츠는 일반적인 신발보다 무겁고 움직임이 불편해 발과 발목, 발등 근육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굽 높은 부츠는 하이힐처럼 발바닥 앞쪽이 주로 체중을 지탱하게 되는데, 이러면 족저근막이 지속적으로 긴장돼 염증을 유발한다. 그 외에도 충격흡수가 잘 안되는 밑창이 얇은 플랫슈즈도 족저근막을 자극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오래 서있거나 걸어야 한다면 가급적 편한 러닝화를 신는 것이 좋다.
발바닥 모양에 따라 족저근막염이 더 쉽게 발생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아치가 낮은 평발이나 반대로 아치가 일반인보다 높은 요족 등 발모양이 특이한 경우 족저근막염이 더 쉽게 생길 수 있다. 발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더 많이 가해지기 때문인데 이럴 땐 맞춤형 깔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증상 호전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또는 가만히 앉았다 일어설 때 발뒤꿈치 주변으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조금 움직이면 나아지는가 싶다가도, 걷거나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시 통증이 발생한다.
김 교수는 “보통 특징적인 임상 진단을 통해 족저근막염을 판단한다. Xray나 초음파를 통해 골절 등 다른 질환 유무를 감별하기도 한다”면서 “족저근막염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효과가 좋다. 보통 편안한 신발을 신고, 힐컵 등의 보조기, 스트레칭과 마사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완치까지는 보통 수개월 이상 걸리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차 악화된다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어깨, 무릎, 손목 등의 힘줄이나 인대에 염증이 발생하면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많이 시행한다. 하지만 이는 옳지 않다고 한다.
김 교수는 “주사 후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힘줄과 인대를 약하게 만들 수 있어 족저근막과 같이 큰 힘을 받는 힘줄은 스테로이드 주사 후 자칫 힘줄이 끊어질 수 있다. 그리고 스트레칭, 보조기, 열전기 물리치료 등의 방법으로도 충분히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다른 보존적 치료를 먼저 고려하길 바란다. 혹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권하는 경우가 있다면 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생활 속 스트레칭 실천으로 예방
족저근막염에는 종아리와 발바닥 스트레칭이 큰 도움된다.
김 교수는 “먼저 발바닥을 세운 채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천천히 엉덩이를 내려준다. 발바닥이 죽 펴지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 발바닥 아래에 골프공을 두고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고, 눌러주면서 통증 부위를 마사지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종아리 스트레칭도 통증을 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어깨너비로 다리를 벌리고 양손은 벽을 짚은 뒤, 한쪽 무릎을 굽혀 체중을 싣고, 다른 한쪽은 뒤로 쭉 뻗는다. 이때 뒤로 뻗은 발의 뒤꿈치가 들리면 안되고, 종아리 근육이 당겨지는 것을 느낄 정도로 발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면서 “이 스트레칭은 하루에 최소 3번 이상, 1회에 30초 이상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걷기 전이나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서기 전에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고. 굽이 높거나 또 밑창이 낮은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스트레칭을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족저근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