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독특하고 독보적인 고유한 목소리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이 지구에 살고 있는 76억 인구가 제각기 고유한 얼굴과 지문을 가지고 태어나듯이 목소리 또한 그 누구와도 똑같지 않고 자기만의 고유한 음색을 지닌다.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손가락 지문처럼 목소리를 구분할 때 성문(소리의 문형)을 비교하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특정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은 자라면서 여러가지 성징의 변화를 겪으면서 평생 자기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변성기를 거치게 된다. 변성기 이전의 어린이는 목소리만 들으면 남녀의 구분이 안 된다. 변성기가 되기 전에는 남녀의 성대 길이가 똑같아서 같은 파장 같은 음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성기가 되면 성대의 길이가 급격하게 변한다. 여성의 성대는 약간 길어진다. 그 영향으로 성숙한 소리로 바뀌며 이때부터 자기 고유의 음색을 확정한다. 남자의 경우 성대의 길이가 두 배로 길어지고 여성보다 한 옥타브 밑으로 소리가 내려간다. 이때부터 목소리만 듣고도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성대의 길이가 변하는 시기를 ‘변성기’라 한다. 성대의 길이가 변하는 변성기는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개인마다 달라서 몇 세부터라고 단정지을 수 없으나 목소리가 급격하게 변화하므로 본인도 느끼게 되고 듣는 사람도 알게 된다. 이렇게 성대의 길이가 변화하는 예민한 시기에 목에 무리한 힘을 가하거나 큰소리를 과하게 지르다 보면 성대에 무리가 가게 된다. 심하면 성대 폴립이나 결절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정말 조심해야한다.

변성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적당한 높이에서 말하고 큰 소리 내는 것을 피하며 목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음역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관찰하며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기가 갖고 태어난 자기만의 목소리를 아름답고 부드럽게 내게 된다. 무리하게 목을 쓰면 성대의 진동, 울림이 고르지 못해서 성인이 되어 누구와 대화나 강의, 더 나아가 노래를 할 때 파장이 고르지 못한 소리로 고착될 수 있다. 타고난 자기의 독창적이고 개성적이며 아름다운 목소리를 평생 잘 사용하려면 변성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