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 신호선 박사팀과
‘주석-셀레나이드 정렬’ 소재
손쉽고 저렴하게 생산 성공
전기적 특성 기존의 10배

▲ 고성능 초박막 열전소재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조승기 연구원, 손재성 교수, 허승회 연구원(왼쪽부터).

UNIST(총장 정무영) 연구진이 방 안에 켜진 형광등, 100m 달리기를 마친 사람의 몸, 따뜻한 커피가 담긴 머그잔 등에 있는 열을 전기로 바꿀 ‘열전 기술’에 기여할 소재를 개발했다.

UNIST는 신소재공학부의 손재성 교수팀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신호선 박사팀과 공동으로 ‘주석-셀레나이드’의 결정 구조를 나란히 정렬해 고효율 초박막 열전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새 공정은 재료를 용액에 녹여 열전 잉크로 합성한 뒤(용액공정) 가열하는 방식이라 손쉽고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열전소재는 소재 양쪽에서 나타나는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이 소재로 열전발전기를 만들고 자동차나 선박의 엔진 등에 부착하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열전발전기의 구조나 원리는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열전소재 자체가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에 개발한 ‘주석-셀레나이드’는 2014년 처음 보고된 열전소재다. 성능 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촉망받았지만 결정 구조의 제어가 어려워 성능 확보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결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성장시킬 2단계 공정을 개발했다. 1단계 공정에서는 용액에 녹인 원재료로 ‘주석-다이셀레나이드’ 박막을 만들고, 2단계 공정에서 열처리해 ‘주석-셀레나이드’ 박막을 만드는 방식이다. 주석-다이셀레나이드가 특정한 방향으로 잘 성장하는 원소의 일종이라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 용액공정으로 얇게 만든 열전소재(주석-셀레나이드).

이렇게 제작된 주석-셀레나이드 박막은 기존 연구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10배 이상 우수했고, 단결정으로 성장시킨 덩어리 형태의 주석-셀레나이드 소재와 견줄 정도로 높은 성능을 보였다.

손재성 교수는 “원재료에 상당한 고온과 고압을 가하는 기존 방법은 생산비가 비쌀 뿐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성장시키기 어려워 성능 확보가 어려웠다”며 “이번 기술은 간편하고 효율적일 뿐 아니라 주석-셀레나이드의 결정 방향까지 제어할 수 있어 향후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2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서울대의 이원보 교수, 기계연 부설 재료연의 강전연 박사, 금오공대의 박노진 교수, 한양대의 장재영 교수팀도 이 논문에 참여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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