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실리’ 추구
장기화된 임단협에 부담감
‘실용’ 목소리 설득력 얻어

집행부 ‘두마리 토끼’ 잡아
향후 투쟁동력 확보하고
인수 반대도 힘 실릴 전망

인수반대 투쟁 본격화
대우조선 연대투쟁 펼칠듯
반대많아 ‘노노갈등’ 예상

현대중공업 노조가 20일 실시한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된 것은 조합원들이 실리 추구속 두 사안을 별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노조 집행부 입장에서는 임단협 타결과 파업 가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 향후 투쟁동력 확보와 함께 대우조선 인수반대 투쟁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파업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노노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우선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가결 배경은 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문제 등과 맞물려 회사와 집행부 모두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강성’ 성향의 주장보다 ‘실용’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더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장기화된 임단협 협상에 대한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대우조선 인수 반대 투쟁과 맞물려 또다시 표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표심에 작용했다. 또 조선업 불황여파와 해양사업부 휴업 등으로 가뜩이나 월급봉투가 얇아진 조합원들로서는 부결에 따른 임단협 장기화 등에 대한 우려와 부담감이 커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임단협 타결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도 가결돼 노조 집행부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됐다. 만일 임단협 잠정합의안만 가결되고 쟁의행위가 부결됐을 경우 집행부에게는 큰 부담과 함께 향후 대우조선 인수 과정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 전날인 지난 19일 대우조선 노조가 92.16%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데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도 쟁의행위를 가결시키면서 두 회사 노조는 본격적으로 인수반대 투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금속노조, 조선노연 사업장과 함께 대우조선 인수매각이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노동조건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찬성률이 51.58%로 간신히 과반을 넘겼고, 반대표도 34.58%에 이르는 등 상당수 조합원들이 대우조선 인수반대 파업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아 집행부로서는 파업 투쟁을 하는데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도 “대우조선해양이 92.16%로 가결된 것에 비해 현대중공업은 많은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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