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교향악단(지휘 장윤성)이 2002 전국교향악축제에서 대작인 말러의 〈부활〉을 장엄하고 정확하게 표현, 호평을 얻었다.

 지난 1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전국교향악축제 11번째 무대로 마련된 이날 연주회에서 울산시립교향악단은 오케스트라의 서곡 없이 곧바로 촉망되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이경민씨와 협연으로 비에냐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 F샵 단조〉를 연주하고 이어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접하기 쉽지 않는 큰 규모의 말러 교향곡 〈부활 제2번 c단조〉를 연주했다.

 첫번째 곡인 비에냐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 F샵 단조〉는 협연자와의 호흡이 돋보였다. 절제된 감성과 흐트러짐 없는 선율로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이어 말러의 교향곡 〈부활〉은 우선 웅장함으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4관 편성의 오케스트라와과 울산시립합창단, 울산대학교 음대 합창단, 안산시립합창단, 성남시립합창단 등 300여명이 출연, 전국 12개 교향악단이 연주한 올해 교향악축제에서 가장 큰 무대로 기록됐다.

 채현경 울산대 음대학장은 "소화해 내기가 쉽지 않은 대작인 말러의 부활에 도전, 지방 시립교향악단으로서 큰 무리없이 성공적으로 일궈 낸 것은 성숙된 연주기량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전국적인 무대에서 울산시립교향악단을 돋보이게하는 좋은 무대였다"고 말했다.

 음악적 표현에 있어서도 밑바닥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듯한 잔잔한 합창으로 시작, 웅장함까지 제대로 연출했다. 200여명 합창단들과 소프라노 나경혜, 메조소프라노 이현정씨의 협연도 무리없이 진행됐다.

 김방술 울산대학교 음대 교수는 "대작을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정확하게 표현해 전달할 감정을 남김없이 보여줬다"며 "교향악의 특성상 관객들을 무대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하나되는 무대를 연출해냈다"고 말했다.

 연주회 도중 악기의 자리를 바꿔 색다른 선율을 선사했다. 1층 교향악단 자리가 아닌 2층 관객석에 색소폰과 호른을 배치, 이색적인 무대로 웅장함을 돋보이게 했다.

 양희열 문예회관운영자문위원장 대표는 "연주하는 자리에 따라 음률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연하게 느꼈다"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어우러짐이 뛰어나 감동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연주가 끝나자 안우만 재경 향우회 회장(전 법무부 장관) 등 울산출신의 재경인사들을 비롯한 1천600여명의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고 울산시향은 앵콜곡으로 〈울산아가씨〉를 연주, 답례했다.

 한편 울산시는 예년과 다름없이 연주회가 끝난 뒤 로비에서 가진 장황한 리셉션은 음악회에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완구 울산시장과 재경인사들이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잇따른 인사말을 했고 이번 연주회와 연관도 없는 뮤지컬 〈처용〉 관계자들을 소개하는 바람에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서울=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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