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4일 명촌교 하부에서 태화강 백리대숲 조성 시작점 기념 제막식을 가졌다. 아울러 대숲 조성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송철호 시장은 태화강 십리대숲을 백리대숲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이날 그 서막을 알린 것이다. 앞서 송시장은 지난 1월10일 시민과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백리대숲 조성 시민대토론회’를 열고 직접 기조강연을 한뒤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 등 백리대숲 조성에 열성을 드러냈다.

공해의 상징이었던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면서 십리대숲이 다시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다른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지 오래다. 관광객들의 방문도 없지 않으나 짧은 대숲길을 관광수익 창출로 연계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백리대숲으로 확대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보완하면 그 자체로 생태관광자원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송시장의 전략이다.

우선 시민참여를 적극 유도한 것은 잘한 일이다. 시는 테마공원 조성 및 식재 대나무 지원, 대나무 식재, 대나무 관리 등 3부문으로 나눠 시민들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올 한해 동안 ‘백리대숲 조성 선언 및 시민과 함께 하는 대나무 식재’ ‘가족과 함께 하는 대나무 식재’ ‘대나무 관리·식재의 날 운영’ 등 매달 차례로 전개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공원을 시민들의 힘으로 조성,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맨해튼의 심장으로 불리며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는 뉴욕 센트럴파크도 주민들의 지극한 애정을 기반으로 유지 관리되고 있다. 9000여개에 이르는 공원 내 벤치에 붙어 있는 작은 동판에는 기부자의 사연들이 적혀 있고 그 관리는 비영리단체 센트럴파크보전국이 한다. 단순히 대나무를 심는데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시민들이 태화강대숲 관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또다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시민에게 있어 태화강은 관광자원이기 이전에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치유의 수변공간이기 때문이다. 대숲이라는 천편일률적인 나무로 백리에 이르는 강이 가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없지 않다. 강변이나 둔치를 걷거나 차를 타고 달리면서 확트인 시야를 즐기던 시민들은 혹여 그 시원함이 대숲으로 인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또 상류에서 하류까지 100리에 이르는 태화강은 구간별로 다양한 생태를 보여주는데, 대숲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그 자연생태의 다양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자연은 한번 훼손하면 되돌릴 수 없다. 지나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서두르지 말고 자연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가야할 길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