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생산하는 공기업으로서
안전·환경문제 앞서가는 자세와
공공성 확대등 사회가치 제고 힘써

▲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오늘은 경칩(驚蟄)이다. 봄 날씨는 유난히 변화가 많다. 어느 날은 정말 화창한 봄꽃으로 우리 마음을 유혹하더니 어느 날은 뚝 떨어진 기온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고, 또 다른 어느 날은 ‘미세먼지 예보 : 나쁨’이라는 뉴스에 움츠리게도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동서발전은 국민이 고객이자 주인인 전력공기업이다. 국민들은 우리 회사가 만드는 전기를 쓰며 정책과 서비스를 평가한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흑자 경영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기업의 성과는 이제는 사회적 가치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해야 한다.

최근 우리 회사는 ‘사회적 가치’ ‘안전’과 ‘환경’ 분야의 조직을 정비했다. 사장 직속으로 사회적 가치추진실을 신설하고, 과거 발전담당조직에 속해 있던 안전과 환경 업무를 독립시키고 인력도 확대했다. 그동안 발전회사들의 최우선 목표가 전기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안전’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가치 실현’ 또한 반드시 지켜져야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태안화력 김용균씨 사망사고’는 안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 지난 해, 한국동서발전은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담은 ‘안전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고 임직원 및 협력기업 등이 동참하는 ‘안전실천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3-Stop-3-Go’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감독자와 운전원이 반드시 지켜야하는 ‘3-Stop 행동수칙’과 작업자가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교육과 점검, 신고의 ‘3-Go 실천수칙’ 등 안전 수칙도 재정비했다. 그리고 발전소 내 근로자 안전 확보 및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밀폐(질식위험)공간 안전관리시스템 개발’ ‘고위험 작업장소 안전 CCTV 및 블랙박스 운영’ 등을 통해 산업재해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행정안전부로부터 ‘2018년 재난관리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환경과 관련해서도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기업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온 국민의 관심거리가 된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될 때 마다 발전회사 직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환경과 건강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지난 여름부터는 울산화력발전소에서도 황 성분이 적은 저유황유를 사용함으로써 지역 환경개선에도 노력 중이다. 환경보전을 회사가 실현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가치의 하나로 규정하여 ‘사람중심 환경경영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까지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로 환경경영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국민의 눈으로 재점검하여 조금이라도 환경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고쳐나가는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서발전형 사회적 가치’를 ‘공공성 확대 및 사회적 취약계층의 보호’로 정의했다. 이는 발전공기업의 역할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민하고 변화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에너지 회사로서의 특성을 살리면서 청년 교육 및 지역 사회적 기업의 판로 확대, 다문화 가정 및 새터민·교통약자와 소외계층 복지 등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려고 한다.

공기업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산다. 특히 발전공기업은 안전, 환경, 사회적 가치 등에 흠결이 생기면 신뢰가 무너지고 아무리 훌륭한 경영성과를 내고 좋은 사회적 평판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이러한 국민 신뢰의 흠결이 생기면 그 상처에 가려진다. 한시도 안심할 수 없고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