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스마트시티 꿈꾸는 고베
수소가스터빈 활용 에너지 생산
병원등 공공시설에 공급 눈길
자타공인 울산은 전국 최고의 수소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수소생산량의 50%를 담당하며 단일 도시 내 수소공급 배관의 총 연장길이가 120㎞에 이른다. 특히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생산기지 및 최다 수소충전소 보유 등 국가 수소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선도 도시로서의 위상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이나 유럽 등이 한국보다 앞서 수소경제를 준비해 왔다고 하여 필자는 UNIST, 월간수소경제, 수소산업협회 등 관계자와 함께 가까운 일본을 찾아 수소가스터빈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현장을 탐방하였다. 도심 내에서 수소 가스터빈을 이용한 대량발전은 세계에서 첫 번째 시도이며, 향후 울산의 수소산업 발전 및 연관기술 도약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일본은 지난해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였고 2020년에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수소사회 실현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다는 구상으로, 올해 완공 예정인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 필드(FH2R)에서 생산한 수소를 올림픽에서 활용한다는 것이다.
FH2R는 기존 전력과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연간 900t의 수소를 제조하고, 수소 가스터빈 개발과 함께 해외에서도 수소를 수입함으로써 대규모 수소 공급과 소비 시스템을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수소CGS(Co-Generation System) 활용 스마트 커뮤니티 기술개발사업과 수소 대규모 해상운송 공급체인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3대 항구인 고베시 포트아일랜드에서는 수소 가스터빈으로 생산한 전기 및 열에너지를 인근 공공시설에 공급하는 수소 CGS 에너지 센터를 찾아갔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34% 삭감을 목표로 수소 스마트시티 고베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CGS 센터는 국제전시장, 스포츠센터, 중앙시민병원 등과 인접해 있다.
수소 스마트시티 고베 계획은 수소와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1MW급 가스터빈 수소CGS 기술 실증과 통합형 EMS(Energy Management System)를 구축해 에너지효율을 향상하는 사업으로, 수소 가스터빈을 이용하여 인근 공공시설에 전기 및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세계에서도 전례가 없었다.
NEDO는 자금지원을, 가와사키중공업은 수소CGS 시스템 개발을, 오바야시구미와 오사카대학은 통합형 EMS 실증을 각각 담당한다. 고베시와 간사이전력, 이와타니산업 및 간사이 에너지솔루션이 협력하며 고베시는 실증장소 제공, 이와타니산업은 연료가 되는 액화수소를 공급한다.
그동안 가와사키중공업은 천연가스발전 터빈기술 노하우를 살려 수소 가스터빈 시스템을 개발 완료하였고 기존의 터빈 본체를 공유하는 경우에도 천연 및 수소가스 전소 효과와 혼합비율 변화에도 안정적임을 실증하였다. 또한 연료전지보다 높은 100℃ 이상의 열에너지(수증기)가 발생돼 시민병원에는 수증기 형태로, 스포츠센터에는 온수로 각각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4월중에는 수소가스 단독 활용에도 성공하였으며, 공급되는 시설의 총 전력 소비량의 40% 및 열에너지 소요량의 19%를 공급하기도 하였다.
가와사키중공업에서 개발한 수소 가스터빈은 수소와 천연가스를 임의의 혼합비로 투입을 하게 되는데, 현재 경제성 및 최소 환경부하 조건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 발전 효율은 약 30%로 연료전지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시설투자 비용이 저렴하고, 특히 용량이 커질수록 효율도 높아지므로 대량발전 사업에 가장 적합하다. 통합형 EMS 수요·공급 데이터 관리를 통해 최적의 출력 및 수소혼합 연소율 등이 결정되며, 이는 에너지 수요 예측과 최적 운전 계획 수립의 근거가 된다.
2015년 11월부터 추진된 1단계 사업은 오는 2월에 종료가 되나, 그간 성공적인 실증을 통해 20%의 수소혼합 연소율을 유지해 왔다. 향후 발전량과 수소가격 등을 고려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 나갈 계획이며, 일본 경제산업성과도 지속발전 방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이흥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