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은 6일 옛 강동중학교 부지에서 교육연수원 착공식을 가졌다. 2020년 3월27일이 준공예정일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새 교육연수원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울산시 동구 대왕암공원 내에 있던 교육연수원의 이전 논의가 시작된지 13년만이다. 2006년 대왕암공원 조성계획이 세워지면서 시작된 교육연수원 이전문제는 새로 이전할 부지 선정을 두고 교육청과 울산시, 동구청간에 이견이 커지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그 때문에 ‘십년 묵은 체증(滯症)이 내리는’ 착공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기등대로 불리던 대왕암공원에 자리한 교육연수원은 지역유지인 고 이종산(1896~1949) 선생이 1947년 부지 3만4000평과 현금 200만원을 내놓아 건립된 방어진수산중학교가 전신이다. 1959년 방어진중학교로 바뀌었다가 1990년부터 울산교육연수원으로 사용돼왔다. 전국 교육계에서도 경관이 가장 빼어난 연수원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오랜 세월과 더불어 시설이 낡고 공원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추진력과 행정력 부족으로 낡은 연수원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대왕암공원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한 채 13년간이나 허송세월만 했다.

이제 그 긴 갈등을 마무리하고 새 연수원 건립이 시작됐다. 긴 시간을 허비한 만큼 연수원을 제대로 지어야 할 것이다. 새 연수원 부지는 접근성도 뛰어나고 주변환경도 좋은 편이다. 연면적 9946㎡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교원들의 교육을 위한 연수실 10개, 대강당, 중강의실, 식당 등으로 구성된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도 만든다.

이제 남은 과제는 대왕암공원 내 교육연수원 부지의 활용방안 마련이다. 애초의 계획상으로는 청소년문화원 건립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현재 대왕암공원은 울산의 대표적 관광지로 변화했기 때문에 청소년문화원이 들어서기에 적절하지 않다. 주변에 어린이테마공원도 자리하고 있고 일산해수욕장 주변은 카페거리가 형성되면서 울산을 찾는 외지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돼 버렸다.

특히 교육연수원 부지는 동해 일출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뒤로는 빼곡한 솔숲이 자리하고 있는,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빼어난 경관을 갖고 있는 곳이다. 지난 1월 시작된 대왕암공원조성계획 수립 용역에서는 복합문화관광호텔 건립을 염두에 두고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구지역민의 입장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먹거리가 될 관광과 MICE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앵커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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