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열리는 ‘전국 비보이 페스티벌’ 총괄감독 소재환

▲ 오는 6월 울산에서 열릴 ‘2019 전국 비보이 페스티벌’(가칭)의 총괄감독으로 위촉된 소재환 카이컴퍼니 대표.  김경우기자

15살에 비보이 시작해
세계 50여개 대회서 우승한
소재환 카이컴퍼니 대표

“시민들 비보이 알아가고
관객과 비보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축제 한마당으로”

브레이크댄싱은 1970년대 미국 뉴욕의 흑인 소년들이 거리에서 추기 시작한 춤으로 ‘스트리트댄싱’이나 ‘비보잉’으로 통한다.

자유로우면서도 곡예에 가까운 고난도 동작을 하는 춤이다. 이 브레이크댄싱이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추천됐다.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드는 춤이 올림픽 종목이 된다는 것,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랩과 힙합의 인기 속에서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하나의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브레이크댄싱이 스포츠로 영역을 확대해나가려 하는 가운데 국내 브레이크댄싱도 어느덧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브레이크댄싱에 대한 열기에 힘입어 울산에서는 오는 6월 ‘전국 비보이 페스티벌’(가칭)이 열린다.

경상일보사가 주최하고 울산시가 후원하는 이 축제의 총괄감독에는 소재환(37) 카이컴퍼니 대표가 위촉됐다. 페스티벌에는 전국 각지의 비보이팀과 수백명의 비보이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토너먼트 형식의 비보이 경연대회와 초청공연이 마련되고, 비보이 관련 부대행사들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소재환 총괄감독은 “비보이가 태권도처럼 대중화되길 바란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전국 비보이 페스티벌’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총괄감독으로 위촉된 소재환씨는 울산에서 소문난 춤꾼이다. 15살에 비보이를 시작한 그는 올해로 22년째 비보이와 깊은 사랑에 빠져 있다.

어린시절부터 축구와 복싱 등 운동을 했던 그는 우연히 춤을 추는 친구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소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축구와 복싱을 했다. 어린 학생이었지만, 압박 훈련과 엄격한 규칙은 피할 수 없었다. 운동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던 찰나 춤을 추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자유롭게 좋아하는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였고, 곧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됐다. 부모님의 지지와 격려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BOTY)’라는 브레이크 댄스 대회는 그에게 늘 꿈의 무대였다.

세계 5대 비보이 대회 중 하나인 ‘배틀 오브 더 이어’는 국가별 예선을 거쳐 세계 각국의 비보이들이 실력을 겨루는 축제로 출전부터 쉽지 않다.

그런데 2003년 첫 출전 이후 2009년까지 총 4차례나 한국대표로 대회에 참가했고, 2004년과 2009년에는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그는 ‘배틀 오브 더 이어’ 외에도 전 세계 50여 개의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해외 유수의 비보이 축제를 경험하면서 배운 점도 많다고 한다.

그는 “외국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비보이 축제는 비보이 마니아와 대중이 구분없이 어우러지며 화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브레이크 댄스를 보러 온 관객이 비보이와 함께 어울리며 축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대회와 함께 진행되는 워크숍에 9~10살 꼬마 아이들이 같이 수업을 듣기도 하고, 대회 후 캠프의 장에서 진행된 파티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소재환 감독은 그동안의 경험을 고향 울산에서 풀고자 한다. 이번 축제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오는 6월 전국 각지의 비보이들이 울산을 찾는다. 울산에서 비보이 축제를 열게 돼 매우 설레고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울산시민은 비보이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높은 편이다. 문화소외도시라고 하지만, 비보이 팬은 많다. 비보이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비보이를 경험하고, 알아 갈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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