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을 제대로 즐기려면
경험을 토대로 한 교육이 꼭 필요
행정·교육의 의미있는 시도에 기대

▲ 홍영진 문화부장

최근 울산에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주제로 2건의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 첫째는 울산시교육청이 울산지역 5개 복합문화기관과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가졌다. 5개 기관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주문화예술회관, 중구문화의전당, 현대예술관, 북구문화예술회관이다. 한 마디로 교육청과 문화예술기관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특정 장소에서 행사를 펼치면서 이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아끼지 말자고 약속한 것이다. 최근 2년 간 시교육청은 지역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열정을 쏟았다. 실험적인 기획행사가 시도됐고, 실제로 호평받은 프로그램도 적지않다. 이번 협약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기대된다.

다만 그 기대감은 협약의 범주가 더 확장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문화예술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구군 문화예술회관에만 한정할 게 아니라 울산박물관과 울산도서관은 물론 미디어 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케 할 지역 영화관, 2년 뒤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까지도 네트워크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만큼 아이들이 경험 할 시·공간의 범주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울산대공원이나 태화강대공원과 같은 도심공원도 발상의 전환으로 얼마든지 문화예술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욕심을 더 부리자면 마두희와 쇠부리, 옹기처럼 해마다 펼쳐지는 구군 축제와도 연계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 속 지식만을 가르칠 게 아니라 살아있는 현장으로 아이들을 내 보내 울산 고유의 큰 줄을 당기고, 보드라운 옹기의 촉감을 느끼며, 토철을 녹이는 불가마의 열기를 몸소 체험하도록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다른 행사는 울산시가 추진했다. 울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울산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안’의 최종보고회를 3월 초 가졌다. 교육청의 협약이 초·중·고 학생들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것이라면 시는 청소년 뿐 아니라 중장년 및 노년까지 연령대를 확장해 전 시민의 생활문화를 어떻게하면 활성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것이다.

울산의 문화예술교육은 아직 선진적이라고 할 수 없다. 기반도 약한데다 무엇보다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하는 기관단체 기반도 미약하다. 울산문화재단 내 문화예술교육팀이 있지만 그나마도 영유아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울산시의 계획안은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조례제정과 공간확보, 지원체계개편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 사업이 피부로 느껴지려면 문화예술교육을 이끄는 동체에 아이디어와 동력을 제공 할 지역 인프라를 더 많이 끌어들이는 일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산업수도 울산의 특성상 기업체와 그 속에서 일했던 근로자의 참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처럼 울산형 기반을 고민해 엄청난 숫자의 퇴직자들 삶이 문화예술교육으로 한층 빛나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눈 앞의 성과에만 조급해 하지말고 시작단계인 지금부터 기획력만큼 실행력도 갖춘 문화예술교육기관이 자라도록 매의 눈으로 옥석을 가리는 일도 필요하다.

문화와 예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이다. 교육은 곧 경험이다. 적성과 취향에 맞는지, 어디서 누구와 함께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 더욱 재미나다. 그래야 만족감이 높고 오래 할 수 있다. 일찍부터 배우고 익히는 우리 아이들은 행운이다. 시대적 한계상황때문에 기회를 놓친 우리 기성세대에겐 더욱 필수과목이다. 이를 위해 행정과 교육이 나섰으니, 앞으로 시민들의 삶이 어느 순간 어떻게 달라질 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홍영진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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