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교통사고 유발건수 늘어
울산면적 넓고 대중교통 열악
운전자 고령화 속도도 빨라져
자발적 운전중단 논의등 필요

#울산에 거주하는 고부관계인 60대 여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는 지난달 5일 가족들과 부산 영락공원에 성묘를 하러갔다 굉음과 함께 돌진과 후진을 반복하던 한 차량에 치였다. 도로도 아닌 주차장에서 자칫 목숨까지 위험할 뻔 했던 이번 사고는 70세가 가까운 고령운전자의 단순 운전미숙으로 확인됐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울산에서도 고령운전자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면적이 넓은 울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중교통까지 열악해 자가차량 이용자가 많을 수밖에 없어 증가하는 고령운전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울산지방경찰청 따르면 울산지역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65세이상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증가 추세다.

지난 2014년 지역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5131건으로 노인 교통사고(가해자 기준)는 319건(6.21%)이었다. 4년 뒤인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3957건으로 2014년 대비 22.9% 가량 감소했지만 노인 교통사고는 444건으로 오히려 39.2%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대비 노인 교통사고 비율도 2014년 6.2%에서 지난해 11.2%로 늘어났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었음에도 울산 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17.5% 증가(63명→74명)한 것도 지역 고령자(65세 이상) 사망자가 22명으로 전년도(13명)에 비해 70% 급증한 것이 큰 이유가 됐다.

 

고령운전자 비율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역 운전면허 소지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4년 71만8707명에서 올해 기준 76만807명으로 약 5.9%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14년 3만2133명에서 올해 5만4888명으로 70.8% 늘었다. 2014년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비율이 4.5% 불과했지만 올해 기준 7.2%에 달한다.

면적은 넓고 대중교통이 열악한 상황에서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울산에서도 고령운전자에 대한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동시에 고령자들의 이동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충실히 진행돼야할 부분이다.

한국노년학회 학회지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7명은 운전을 그만둘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운전자에 대한 제약 등이 담긴 정부 차원의 대책과 함께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운전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 마련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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