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재단, 주민삶 고려한 운영안이 관건

▲ 울주군의 대표적 문화행사 ‘울주오디세이’

최근 울주군이 울주문화재단 설립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에는 출자·출연기관 운영심의위원회 심의를 진행하고 이제는 울산시와의 협의절차 등을 남겨뒀다.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2018·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전국의 지역문화재단은 광역단위 16개, 기초단위 71개다. 울산에는 울산문화재단(시)과 고래문화재단(남구)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문화재단을 설립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문화재단 설립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예술을 진흥 할 전문조직과 추진체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울주군의 경우에는 현재 문화예술업무가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울주문화원, 지자체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조직의 장점과 특성이 있겠지만 주민을 위해서 더욱 수준 높고 체계적인 문화예술분야 정책을 추진하려면 중심에서 컨트롤할 전문가 집단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문화재단을 통한 전문가 집단의 참여는 문화예술정책의 전문화, 분권화로 연결될 수 있다. 재단 설립으로 민간 전문가들이 활동하게 되면 문화예술정책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 재단 설립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음은 주민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종 전시 및 공연, 프로그램, 축제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획을 통해 참신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제공되면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문화예술을 생활화할 수 있는 문화예술향유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문화예술을 진흥함으로써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문화재단을 설립한 지자체의 경우 그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 보급하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고 본다. 지역사회는 나름의 특수한 문화적 기반을 두고 있고 이를 고려한 문화정책이 필요하고 문화정책을 반영하여 그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특별한 자원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조직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문화재단은 긍정적 역할을 하리라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자원의 효율화도 기대할 수 있다. 고래문화재단처럼 울주문화재단도 출연금과 운영자금을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향후 문화재단이 설립되고 기능이 활성화 돼 중앙부처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지자체 재원 이외에 사업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기부금 모집도 가능해 진다. 주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질은 좋아지고 조세를 통해 마련되는 지자체 예산 이외에 재원이 확대된다면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그러나 지금부터는 이같은 필요성 보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다. 문화재단은 문화예술활동지원이라는 창의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므로 조직의 역량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역량 있는 인재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참여시키고 어떤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참여시킬지, 문화산업으로 육성시키는 것은 가능한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사회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프라들이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지방은 교통, 의료,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예술활동 등의 분야에서도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지자체마다 인구증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고 지역사회가 살기 좋은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여러 가지 요소 중 문화예술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울산 지역 지자체의 노력이 지역주민의 문화, 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키우고 창의적인 문화산업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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