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기 울산숲사랑운동 본부장

“숨쉬기도 힘들다.” 나의 명함에 쓰여 있는 문구이다. 필자는 울산숲사랑운동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의 숲이 우리에게 얼마나 대단한지 그 중요성을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호흡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성인 남성은 분당 15회 정도 호흡을 한다.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2만여회가 된다. 요즘 평균 수명이 80세라고 한다면 인간이 평생 호흡하는 횟수는 5억8000여회다. 얼마나 놀라운 숫자인가? 우리가 무의식중 들이 내쉬고 있는 호흡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호흡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울산에서 태어나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중 하나가 울산은 공업도시, 공해도시라는 말이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어 지난 50여 년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을 이끌며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울산이지만 이러한 오명을 벗어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시민의 힘을 모아 깨끗한 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고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강으로 거듭났으며,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울산시민의 염원을 모은 결과 완성단계에 있다.

현재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민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얼마 전 서울의 하늘은 마치 영화관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실제로 서울의 뿌연 하늘을 보며 너무 놀랐다. 서울의 지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우스개 소리로 “오늘은 삼림욕 수준인데 뭘 그리 놀라냐”며 면박 아닌 면박을 주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아닌가. 요즘 행사장에 가면 나눠주는 기념품도 대부분 마스크 라는 것과 모 가전회사는 공기 청정기로 판매수익이 근래 최고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보며 작금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 번 더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울산시의회와 남구의회에서 울산에 친환경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해 달라는 건설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처음에는 발전소가 가장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배출하는 산업시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반발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천연가스 즉, LNG를 연료로 발전을 한다면 미세먼지 배출이 타연료에 비하여 깨끗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11년 석유화학단지에 16분간 정전이 발생해 약 300억원의 피해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우리 산업수도인 울산에 깨끗한 피와 같은 전력 공급이 필수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울산시민들이 두려움에 떨었고, 이러한 천재지변으로 인한 정전이 발생된다면, 시민들은 더욱 혼란을 겪게 될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전기는 이처럼 우리의 삶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울산의 현재 경제상황은 어떠한가? 주력산업의 어려움으로 일자리가 줄어 시민 1만여명이 타지로 삶의 터전을 옮겨가고 있다. 물론 자연환경적인 태양광, 풍력발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나마 울산에 친환경 발전소가 들어오면 1만여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생산유발 효과가 2조원 가까이나 된다니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친환경적이며,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발전소라면 울산시민에게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발전소가 울산화력본부내 현재 폐쇄되는 부지에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건설을 한다니 더 이상의 자연환경 훼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활기찬 도시를 만들고 시민이 머물고 싶은 정주여건과 생태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울산을 만들기 위해 깨끗한 연료를 사용하는 청정발전소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바로 화력발전소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가성비가 높은 천연가스발전이다. 이제는 미세먼지 호흡이 아닌 청정공기 호흡을 위해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 기업은 탄소배출량에 준하는 만큼의 나무를 심고 녹지조성에 앞장서야 하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도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 해야한다, 미세먼지 제로를 위해서는 기업체 뿐 아니라 현재까지 살아왔던 개인의 모든 생활 패턴을 바꿔야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될 신선하고 청정한 클린환경을 남길 수 있다. 김석기 울산숲사랑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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