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리는 청량면 9개 법정동리의 하나이다. 정조 이전의 문헌에 양천리(梁川里)라는 이름이 보이다가 정조 때 양천(良川)이라 했고, 1864년(고종1)에 양천과 양동(良東)으로 나누어졌다. 1914년에 양동과 양천의 뒤 글자를 따서 동천리라 하했며, 행정마을도 양동·양천 두 마을로 되어 있다.

 동천리 양동 앞의 동쪽 들을 "보(洑)들", 서쪽 들은 "못(池)들"이라 부르며, 이를 합해 "서들"이라 한다. 서들은 "소들(所等)"이 변한 말이다. 소(所)는 수리라는 말의 차자로서 岳·峯·嶺의 뜻을 가진다. "等"의 고음(古音)은 "들"로서 평야를 뜻하는 차자이다. 그러므로 소들은 "산들"이 된다. 소들(所等)은 온양읍 망양리 산양(山陽) 마을의 옛 이름인데, 영조 때까지는 청량면에 속했다. 최근에 발간된 청량면지의 서들거랑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들거랑은 양동들 앞에 있는 회야강 하류에 있다. 청량면, 온양읍, 온산읍 사람들에게는 이 회야강변이 서들거랑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은 하천 상류에 회야댐이 생겨 물의 흐름이 늦고 아름다운 경관도 사라졌지만,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 하천은 물이 맑고 경치가 좋아 울산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였다. 댐을 막기 전에는 철교 위에 있는 보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면서 놀았고, 상류에 오폐수를 쏟아내는 공장이 없어 물이 맑았다. 유속도 빨라 회야강 상류에서 쏟아내는 물은 이 유원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돌면서 덕신의 용방소까지 빠른 속도로 흘렀다. 또한 이곳은 옛날부터 경치가 좋았던 장소로 알려지고 있다. "흥여승람"을 보면 조선시대에 이미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가 전국에 알려져 시인 묵객들이 이곳을 찾아 물놀이를 즐기면서 시조를 읊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 하천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 것은 경치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물고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 하천에서는 기름종개, 장어, 메기, 송어 특히 봄철에는 황어 등이 많이 잡혔는데,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은 이들 물고기를 잡아 둔치에 자리를 깔고 매운탕을 끓여 먹기도 했다. 이 서들거랑은 넓은 양동들과 동쪽에 위치한 부엉바위의 경치가 좋을 뿐 아니라, 하천정비가 잘 되고 강의 수심이 깊어져 낚시꾼들이 제법 모여든다. 또한 맑고 깨끗한 자갈밭이 펼쳐져 있고 새로 만들어진 제방 아래에는 둔치가 있어 사람들이 놀기에 아주 좋은 장소가 됐다. 요즘들어 교통이 편리하고 그늘진 양동다리 아래로 모여드는 피서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울산 시내 사람들이나 인근 주민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초·중고생들의 소풍장소가 되는 등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엄청난 비용으로 청계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다. 후손들에게 원상(原狀)의 모습으로 물려주기 위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서들거랑의 생태계를 되살려, 울산시민의 살과 거랑의 물결이 맞닿아 철썩이는 친수공간(親水空間)을 통해 황어가 찾아 온 새 봄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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