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노 대통령이 그동안 북핵위기와 경제 불안, 누적된 사회 갈등의 분출 등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을지 모르나 국민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대체로 30~40%선에 머물러 취임 1개월을 전후한 시점의 70%에 비해 크게 하락해 전임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저조한 수준이었다. 이 같은 지지도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당과 보수층에서는 현 상황을 아마추어리즘에 의한 총체적 국정 난맥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집권 세력과 여당 일각에서는 탈권위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치러야 할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같은 원인에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신중하지 못한 언행과 편가르기식의 코드 정치, 노조에 대한 온정적 접근, 일부 언론과의 대립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지금 이념과, 세대, 지역, 계층, 노사 갈등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화물연대와 전교조의 파업, 새만금 간척지 처리, 위도 원전폐기물 부지 선정과 같은 업무에서 나타난 행정부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여당인 민주당이나 행정부도 아직까지는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개혁대상으로 취급 받고 있다. 경제를 비롯해 정치, 문화, 사회전반으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의 물결이 미치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 6개월"을 평가한 기업인 등 전문가 집단 설문조사에서는 "경제실정"에 대한 우려가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정책 및 노동정책이 낙제점 수준으로 평가됐고, 종합적인 국정 수행 능력도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특히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노사분규에 대해 기업인들은 물론 정책 담당자인 공무원들 조차 심각한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의 공장 해외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대해 "노사불안"과 "임금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성과도 있고 논란 중인 과제도 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지향하는 검찰의 개혁, 국정원의 정치적 활용과 간섭 배제 등은 노 대통령이 주도한 의미있는 변화로 보인다. 각급 공무원들을 상대로 진행해온 직접대화 정치와 인터넷 정치, 거침없는 언변으로 대통령상도 새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여기에도 "탈 권위"라는 긍정적인 해석과 "권위 상실"이라는 비판으로 상반된 평가가 따른다. 이런 과정에서 집권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 한채 일부 전문 여론조사에서 50%를 훨씬 밑돌게 나타난 점은 노 대통령이 뛰어 넘어야 과제이다. 올 하반기에 드러날 신 노사관계, 경제관련 개혁입법안,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변화의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불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여정부 출범 6개월"은 노 대통령의 재임 기간 5년 가운데 짧은 기간이겠지만 대통령의 성패가 취임 1년 내에 결정된다는 통념에 비춰보면 지난 6개월에 대한 평가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앞으로 다양한 계층의 쓴 소리에도 귀를 크게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마추어적인 정책 실험을 자제해야 한다" "각 분야 전문가 사이의 경쟁을 유도해 최선의 정책결합이 나올 수 있게끔 제도적 틀을 확립해야 한다" "질서가 없고 기강이 서지 않아 국가기강 확립이 시급하다" "각종 현안을 해소할 장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가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반기업 정서와 친노조 정책을 재고하고 기업할 의욕, 친시장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jh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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