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태화강 위를 지나는 인도교를 새로 건립하면서 그 바닥을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로 할 계획을 검토중이다. 십리대숲과 생태하천으로 널리 알려진 태화강에 즐길거리가 더해져 관광자원으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나온 계획이다. 관광적 측면에서 보면 분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내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하면 불편도 예상되는 양면성이 있다.

새 인도교는 태화강대공원에서 남산사 쪽으로 태화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로, 남구 옥동과 북구 농소를 잇는 이예로 구간내 오산대교 하부에 매달리는 형태로 건설된다. 폭은 3m, 길이는 390m. 오는 8월 완공예정이다. 오산대교는 찻길이고, 그 아래 인도교는 사람을 위한 다리가 되는 셈이다.

울산시민들은 태화강대공원에서 남쪽으로 넘어오는 통로가 하나 더 늘어남으로써 불편이 다소 해소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지금은 십리대밭교가 유일한 통로다. 태화강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인도교의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들의 편의를 위한 인도교라면 당연히 남녀노소 모든 계층이 걸어다니기에 가장 안락한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유리바닥은 상당수 주민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지나가야 하는 아찔함으로 인해 아예 이용이 불가능해지는 주민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반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면 유리바닥이 훨씬 효과적이다. 태화강이 독자적으로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이 되려면 즐길거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스토리텔링과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십리대숲이 있긴 하지만 머무르는 관광자원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유리바닥으로 된 인도교가 만들어지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동굴피아로 연결되면서 볼거리가 확대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인도교라면 관광객 흡인력은 떨어진다.

양자 택일이 아닌 유리바닥과 일반 포장을 나누는 다리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예산이나 공사기간이 훨씬 길어지는 부담이 있다. 또한 절반이나 3분의1만 유리바닥을 한다고 해도 주민들 입장에서는 전면 일반 포장에 비해 여전히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리건설을 맡고 있는 울산종합건설본부는 오는 5월께 구조검토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한다. 기술적 검토야 당연히 거쳐야 하겠지만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다리를 놓기로 한 만큼 주민의견 수렴과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 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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