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복 북구의회 의원

“지난 정권의 반공교육과 언론환경 때문에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라 현 정권에 불만이 높다”라고 여당의 한 의원이 ‘나는 그렇지 않은데 너희는 왜 그러니’라는 식의 편향적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염치없는 국회의원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20대 청년들의 국가를 위한 진정성을 자기네 진영이 아니면 왜곡한다. 지난 2015년 8월 북한이 지뢰와 포격으로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도발했을 때 대한민국의 많은 20대가 인터넷과 SNS에는 군(軍)전역 이후 다시 꺼내놓았다는 군복·군화 사진을 올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도발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글이 쏟아졌다.

울산 북구에도 호국 의지가 불길처럼 일어났던 장소가 있다. 호국사찰 신흥사다. 신흥사는 통도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 4년인 635년 처음 건립됐다. 기록에 의하면 신라시대부터 승병 100명 이상이 머물면서 무술을 닦았다고 하니 호국사찰로 짐작된다. 신흥사는 임진왜란 때 울산지역에서 승군 동원 기록이 있는 유일한 사찰이다. 임진왜란 초기 중구 병영을 중심으로 한 관군의 대응은 무력해 병영성이 함락되긴 했지만 이후 지역 유생들이 중심이 되어 기박산성을 근거지로 의병활동이 시작됐다. 기박산성과 가까운 곳에 있는 신흥사는 의병에 힘을 보탰을뿐만 아니라 의병과 관군에게 식량을 조달하고 훈련 장소로 제공했다. 정유재란때 전소됐지만 1646년 절을 다시 세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신흥사에는 ‘석조 아미타여래 삼존좌상’이라는 불상이 존재한다. 가운데 본존불상은 1649년 조각승 영색에 의해 제작됐고 좌우 협시보살상은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조각승에 의해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시는 이를 사료적 가치로 인정해 시(市) 유형문화재로 지정관리 중이나 불상 제작의 목적이 전쟁으로 희생된 백성들과 울산의병, 신흥사 승병의 영혼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조성된 만큼 국가문화재로 지정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또한 17세기 조각승 영생의 작품으로서 영남지역에서 그의 최초 작품이며 석조불상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국가를 위한 영결의 장소인 만큼 신흥사 삼존불상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포함한 학술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불상에 대한 과학적 조사로 재질, 수법, 조성과정을 명확히 함으로써 역사적, 문화재적 의미를 재정립해 궁극적으론 국가문화재로 승격, 북구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

북구는 신흥사가 포함된 관광지 8곳을 대상으로 ‘관광지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의지를 가지고 관광산업을 육성 중이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관광도시 북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호국사찰 신흥사의 사찰음식, 자연경관, 무예수련 등과 연계한 템플스테이를 실시해 체험형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 나아가 임진왜란때 1000여명의 의병을 주축으로 애국충절의 결의를 다진 기박산성, 달현재와 연계한 의병 탐방로로 특화된 호국 문화재코스 개발이 절실하다. 신흥사는 임란 때 울산지역 승병을 지휘했던 군사령부의 역할을 한 곳으로 호국정신의 장소다. 이보다 더 좋은 호국 코스가 어디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신흥사 입구에는 일명 학자수로 불리는 400년이 넘은 회화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회화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가 음력 7월 정도로 중국에서 과거시험 중 진사를 치르는 무렵과 비슷해 관직을 상징한다. 국가를 생각하는 용기와 지혜의 스토리가 있는 신흥사를 북구의 정신적 명당으로 해도 손색이 없다. 이 모든 확장을 위해서는 신흥사의 국가문화재 지정이 필수적이다.

최근 고등학생과 대학생 사이에서 천안함 배지 달기 운동이 벌어졌다. 천안함 배지에는 ‘46+1’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북한과 싸우다 전사한 46명의 용사와 구조활동 도중 순직한 한준호 준위를 상징하는 이 숫자를 청년들이 가슴에 달고 북한의 도발과 이를 막다가 희생된 군인들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숫자다. 2년 연속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불참한 현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비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추모하는 문화가 생활 속에 배어 있는 선진국 모습이 부럽다. 우리는 청년과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라도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호국정신의 산물인 신흥사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신흥사는 특정 종교시설로만 볼 것이 아니라 북구의 결기와 지혜가 살아있는 호국문화재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박상복 북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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