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촌지역 고형연료 제조업체서

분쇄 비닐 수십미터까지 날아가

인근주민 악취등 잇단 피해호소

업체 “6월중 작업장 실내 전환”

▲ 울주군 웅촌면의 한 고형연료 제조업체 인근에 비닐 조각이 날려 인근 밭을 뒤덮고 있다.
지역의 한 고형연료 제조업체에서 비닐 조각이 날려 인근 농가와 축사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찾은 울산 울주군 웅촌면의 한 고형연료 제조업체 주변에서는 잘게 분쇄된 비닐 조각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역에서 수거한 비닐을 열처리해 고형연료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작은 조각들이 바람을 타고 주변으로 날아간 것이다.

공장 가동 이후 끊임없이 비닐 조각들이 날아들자 인근 주민들은 농사는 물론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에서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농사를 짓는 한 주민은 “일년 내내 논밭에 비닐 조각이 날아와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가 없다”며 “6~7년 전 공장이 가동된 후부터 비닐 조각이 논밭에 쌓이는 바람에 작물 생육에 악영향을 받아 작황이 갈수록 나빠진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흙을 갈아엎은 논에서는 이미 조각들이 땅에 묻혀 흔적을 찾기 어려웠지만 바로 옆 밭은 조각이 땅을 덮고 있었다.

업체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주하는 주민은 “비닐 조각이 날려 지붕에 쌓였다가 비가 오면 물받이 통로를 막곤 한다”며 “날씨가 좋아도 마당에 빨래를 널지 않은지가 오래 됐다”고 말했다.

업체 진입로 앞에서 축사를 운영하는 주민은 사육 중인 소들이 비닐 조각을 먹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작업 중 역한 냄새가 난다며 공해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업체 관계자는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6월 중 시설개선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작업장이 실내로 전환되면 피해는 사라질 것”이라며 “1년에 7차례 관련 기관으로부터 점검을 받는 만큼 유독물질 배출이나 중금속 유출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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