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 스티븐스'[티캐스트 제공]

연기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소년 빌리(티모시 샬라메)와 발랄하고 직설적인 완벽주의자 소녀 마고(릴리 라인하트), 귀엽고 여린 소년 샘(앤서니 퀸틀) 그리고 이들의 영어 선생님 레이철 스티븐스(릴리 레이브).

이들은 스티븐스 선생님의 오래된 차를 타고 주말에 열리는 연극대회 현장으로 향한다. 학교에서 매일 보는 사이지만 잘 모르는 이들 사이에는 뭔가 불편함이 있다. 취향도 맞지 않고 생각도 다르다. 어색한 공기를 뚫고 차 안에는 밴드 아메리카의 노래 '시스터 골든 헤어'(Sister Golden Hair)가 흐른다.'

오는 5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미스 스티븐스'는 각기 다른 선생님과 아이들이 주말 3일 동안 연극대회에 참가하면서 서로에 대해 차츰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등장인물들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는 과정을 조용하고 섬세하게 담아냈다.

빌리는 스티븐스 선생님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점을 보고 위로를 건네려 한다. 빌리의 특이한 행동에 선생님은 마음속 '철벽'을 허물고 제자에게 자신의 상처를 털어놓는다.

초반부 빌리와 함께 걸을 때 거리를 두고 걷던 스티븐스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연극대회에 참가한 다른 선생님 월터가 자신은 "아이들과 감정적으로 엮이지 않는다"고 하자 "아이들이 바로 앞에 있는데 어떻게 엮이지 않을 수 있어요"라고 반문한다.'

빌리와 아이들 역시 3일 동안 전보다 성장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당당히 마주 볼 수 있게 된다.

빌리가 스티븐스 선생님에게 갖는 감정이 애정인지 존경인지는 모호하게 그려진다. "나를 조금만 이해해줄래요? 나를 조금만 기다려줄래요? 나를 조금만 사랑해줄래요? 사랑이 느껴질 만큼만. 괜찮은 척했지만 이젠 말할래요. 참기 힘들어요"라는 '시스터 골든 헤어'의 후렴구 역시 영화의 주제를 강조한다.'

영화에서는 국내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많은 팬을 확보한 티모시 샬라메의 풋풋한 모습이 단연 눈에 띈다. 2016년 작으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보다 더 어린 샬라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스 스티븐스'는 내 연기 여정의 프롤로그이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첫 장이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샬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년의 모습이지만 또 다른 결의 사춘기를 표현해낸다. 영화 중반부 빌리가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속 독백을 연기하는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연출을 맡은 줄리아 하트 감독은 과거 고등학생을 가르친 교사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스 스티븐스'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2016년 미국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북미에서 제한 상영만 진행됐으나 이번에 한국 관객의 개봉 요청에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식으로 극장에서 선보인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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