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경남 양산시의 대표적 원도심인 북부동에 느닷없이 불안한 그림자가 깔렸다. 이 그림자와 동거 중인 북부동 주민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북부동 양산시청 제2청사와 일부 아파트, 초등학교, 상가 등이 주저앉고 있기 때문이다. 북부동 상당수 건물 바닥과 땅 사이가 벌어지는가 하면 지하차도 지상 구간의 벽면이 뒤틀리고 승강기 천장에 틈이 생기는 등 외관상으로만 봐도 상황이 심각하다. 주민들은 알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갑자기 도로와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건물 주변 지형이 내려앉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건물 계단과 기둥 바닥에 금이 가는 등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균열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지반 침하와 관련해 지금까지 시에 민원이 접수된 건물은 아파트 5곳, 초등학교 1곳, 상가 6곳, 시 공공청사와 주차장 각각 4곳 등 20곳이다.

문제는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자칫 지반 침하가 계속돼 건물이 기울기라도 한다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이같은 사태가 ‘인재’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규명될 경우 당장 책임소재 논란에 휩싸이는 등 파장이 알파만파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는 일단 승강기 운행을 중단하고 건물 일부 통행을 금지하는 등 임시조치를 취했다. 또 시의회와 양산교육지원청도 북부동에 드러워진 그림자를 걷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나섰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최근 ‘원도심 북부동 지반침하에 따른 긴급회의’를 주재한 뒤 정밀안전진단 대상 지역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시는 4억5000만원을 들여 북부동 등 지반침하와 건물에 균열이 나타난 지역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앞서 양산교육지원청도 도교육청 긴급 예산지원을 받아 양주초등학교 터 지반침하와 승강기 기울어짐 현상과 관련해 전문업체와 정밀안전진단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양산시의회도 신고가 접수된 양주초등학교와 대형공사 현장, 인근 공공시설 등을 방문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섰다. 지반침하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주변 대규모 공사 중단 등 시민의 안전을 위한 다각적 대책 마련을 시에 요구했다. 시의회는 “조속한 원인분석과 정밀안전 진단을 통한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며 “시는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공공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민간시설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능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는 지반치하와 균열로 인해 안전이 우려되는 건물에 대해서는 조속히 보강 작업을 시행해 2차 피해를 차단하는 한편 확인된 건물 외에 다른 건물의 피해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원인 규명을 진행하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북부동에 들리워진 ‘그림자’가 사라지는 기간에 비례해 주민들의 불암감도 줄어든다는 점에서 시의 행보에 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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