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다른문화와 상생하기

문화적 접촉 피할 수 없는 사회 흐름

지역 외국인정책도 다문화주의 반영

다양한 문화 열린 생각으로 수용해야

▲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외국인 출연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활약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과 외국 국적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일상을 보여주는 육아예능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의 친구를 한국으로 초대해 우리나라 곳곳을 관광하는 프로그램, 외국 국적 출신의 며느리와 한국 시어머니의 적응기, 외국인노동자로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 온 가족 방문여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외국인들을 만나게 된다.

외국인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자주 접한다. 직장 동료로, 이웃으로, 피부색과 출신국가는 다르지만 한국인으로 또는 국적은 다르지만 함께 울산에 거주하는 이웃으로 그들을 만난다. 다른 문화와의 교류 빈도가 이처럼 많아지면서 일상적으로 다른 민족, 국적을 가진 이들과 일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은 통계수치로도 확인된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2019년 4월)에 따르면 2017년도 총 출입국자는 8040만7702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5%(41만9728명) 증가한 것이다. 출국자는 2676만5503명으로 2016년 2265만9640명 대비 18.1%(410만5863명) 증가했다.

2017년 3월 사드 관련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상품 판매금지 조치로 전년대비 22.1% 감소했지만 외국인 입국자는 1356만9509명에 이른다. 2017년 말 기준 취업자격 체류외국인은 58만1480명, 영주자격(F-5) 체류외국인은 13만6334명으로 2016년 13만237명 대비 4.7% 증가했다.

‘단일문화와 다문화사회의 구분은 단지 신화에 불과하며, 모든 사회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 다문화사회’라고 결론하는 연구가 있다. 우리보다 일찍 다른 문화와의 접촉이 빈번했던 영미권에서는 문화 간의 접촉에 따른 변용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이를 이론화하였는데 대표적인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동화주의(assimilation) 관점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동화’는 ‘비슷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주와 관련해서는 이주민 집단이 주류 사회에 순응적으로 편입되어 주류 문화를 받아들이고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다음은 문화다원주의다. 주류 문화가 존재함을 전제로 주류문화, 소수집단의 사회문화 혹은 이민자 집단의 문화를 모두 동등하게 중요시한다.

이러한 관점이 우리 지역의 외국인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 해마다 울산시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등을 통해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익히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국가별 전통문화 육성사업 등을 통해 외국인 주민이 자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유지하도록 돕고 국가별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장도 지원한다. 한국 사회에 외국인들이 일방적으로 적응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문화를 우리 사회가 경험하고 만나도록 한다는 면에서 다문화주의를 지향하는 정책이라 여겨진다.

현대사회의 문화적 접촉은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대처하는가가 그 사회의 성숙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다양한 문화에 열린 생각과 마음으로 수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순영 춘해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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