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붓는 장대비에 자욱이 깔린 안개
한치 앞도 볼 수 없다 길 위에서 우왕좌왕
날개를 접지 못한 새 엄마 품속 찾고 있다

김정수 시조시인

길은 언제나 열려있다. 그래도 가고자 하는 길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삶에 있어 장대비만 쏟아질까. 바람과 안개, 천둥과 번개마저 부추긴다. 사방이 아득해 방향찾아 헤맬 때가 매우 많다. 막다른 길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 한 발 내디딜 틈조차 없어 어찌할 줄 몰라 정신이 나간 듯 멍하다. 쓰러져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부른다. 날개 젖은 새 한 마리가 추위에 떨고 있다. 아득한 엄마 품 속 따뜻한 온기가 그리울 터. 사람이나 미물이나 대상만 다를 뿐 그 깊은 모정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김정수 시조시인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