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6차 회의가 서울에서 사흘간 조용하게 진행됐다. 이번 서울 경협회담은 중국 베이징 "북핵 6자회담"과 비슷한 시기에 개최돼 주목을 덜 받았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남북양측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따라 경제협력사업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한대책들을 협의하고 9개항의 공동합의문을 채택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발표 내용을 보면 남북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경협사업 일정을 재확인하면서도 한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려는 공동의지가 뚜렷하다. 양측 모두 보다 진지하고도 유연한 자세로 회담을 진행한 결과로 본다.

 무엇보다 남북 직거래를 확대하기로 새롭게 합의한 대목이 눈에 띈다. 남북이 중국·홍콩 등 주로 제3국을 통해 간접교역 방식으로 진행해온 남북간 거래를 직교역 방식으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양측은 이를 위해 직교역을 현실화할 수 있는 협의통로 개설 등 실무적 조치도 취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남측은 개성공단내에 협의창구를 개설해 남측 기업인이 북측 기업인을 자유롭게 만나 상담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하고 직교역 추진에 적극적인 북측도 이에 대체로 동의했다고 한다. 개성에 직거래 상담을 위한 협의사무소가 실제로 개설되고 직교역이 터지면 남북 민간 사업자간 직접 계약서를 작성하고 화물운송도 남북 항구간 직항 방식으로 이뤄지며 북한산 물품에 대한 비관세 조치 등도 가능해질 것이다.

 남북간 철도·도로를 연내 완공하기로 재확인한 합의사항 등도 실질적 의미 못지않게 비무장지대를 관통하고 앞으로 중국·러시아와도 직접 연결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를 위해 남측은 10월부터 자재.장비를 북측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왕 해당 물자를 조속히 제공하기로 합의한만큼 가급적 인도시기를 더 앞당기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금강산 육로관광 정례화, 관광특구 개발 조기착수 등으로 금강산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개성공단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킨다는 합의사항도 북측이 하루빨리 이행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남북 경협회담 성과가 베이징에서 진행중인 6자회담, 북-미간 양자대화 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남북경협은 정파를 떠나 초당적인 뒷받침이 절실한 사항이다.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여야의 대승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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