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영업손실 320억원

정명림 사장 비상경영 선언

유휴인력 전직 담화문 발표

분사서 모기업 전직 이례적

▲ 현대일렉트릭이 누적되는 적자 폭을 견디지 못해 현대중공업으로 직원 전직을 추진한다. 파란색 지붕의 사진은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전경.
지난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일렉트릭이 누적되는 적자 폭을 견디지 못해 전체직원의 약 10%규모인 200여명에 대해 모기업격인 현대중공업으로의 전직을 추진한다. 경영상 결정으로 분사된 회사에서 모기업으로 전직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어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사장은 9일 담화문을 통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한 전직 추진계획을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7일까지 전적 동의서를 받고 27일 현대중공업으로 전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직 규모를 보면 전체 2500여명 직원 가운데 200여명이 옮겨갈 전망이다.

이 같은 조처는 세계 시장 침체 등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담화문에서 “미국의 반덤핑 고관세 부과와 중동시장 회복지연, 신흥국가 가격 경쟁력 강화로 수주가 급감했다”면서 “국내 시장 역시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기기 수요가 감소하고,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발전시장 침체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직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역시 최근 크고 작은 화재로 인해 상반기까지 발주물량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향후 시장 상황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회사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선박용 발전기와 배전반은 물량이 일부 증가하고 있으나 수주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고, 그마저도 중소기업 진출로 경쟁이 심화돼 수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회사가 처한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해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또다시 적지 않은 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실제 현대일렉트릭은 세계 시장 침체 등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올해 1분기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억원(3.9%)가량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4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고, 2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경영진은 조직 슬림화와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는 “고정비 절감을 위해 중복·유사업무 수행 조직을 통폐합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임원들부터 임금 추가 반납 등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은 발전기, 선박용 배전반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됐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내소식지를 통해 최근 해양플랜트 사업본부(해양공장) 생산직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모집한 전환배치 희망자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접수를 마감한 결과 대다수 모집부문의 정원을 채울 정도로 많은 사우들이 지원했으며, 이들은 개인별 희망직무, 직무연관성 등을 고려해 새로운 부서에 배치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달말 해양공장 생산직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조선사업부 용접, 취부, 의장 등 전환배치 희망자를 모집했으며, 동시에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도 지원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애초 200명 이상 전환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사측은 구체적 신청인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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