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지음·이시형 옮김 / 청아)

▲ 송철호 울산시장이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1970년대 청춘을 보낸 송철호 울산시장은 조국의 민주화, 반독재 투쟁, 군대, 직장, 사법시험 등을 두고 고민과 갈등이 많았다.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했던 시절, 그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만났다.

송 시장은 “읽는 내내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주저 없이 ‘인생 책’으로 꼽으며 “청년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죽음의 수용소>는 유대인인 빅터 프랭클이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끌려가 ‘평범한 수감자’로서 겪은 개인적 체험에 대한 기록이다. 정신의학자였던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벌거벗은 몸뚱이 외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처지’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면 희망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과 더불어 3번째 심리치료방법으로 불리는 프랭클의 로고테라피(Logotherapy 의미치료)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과 2부 ‘로고테라피의 기념 개념’으로 출간됐다가 개정판에서 3부 ‘비극 속에서의 낙관’이 더해졌다. 어떻게 삶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3부가 바로 저자의 체험에서 나온 철학이자, 송시장이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이유이다. 그가 자녀들에게 일러준 좌우명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웃는 자유로운 삶’도 여기서 비롯됐다.

송 시장은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시련을 당하는 중에도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사람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그를 시련으로부터 구해낼 수 없고 대신 고통을 짊어질 수도 없다. 그가 자신의 짐을 지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기회다.(139쪽)”를 꼽으며 “상황과 조건이 매번 달라지는 인생길에서 자신을 믿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부터 3번 이상 읽은 책이지만 나이를 먹고 새삼 다시 읽으면서 새로운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죽도록 피곤한 몸으로 막사 바닥에 앉아 수프 그릇을 들고 있는 우리에게 동료 한사람이 달려왔다. 점호장으로 가서 해가 지는 멋진 풍경을 보라는 것이었다. 진흙 바닥에 패인 웅덩이에 비친 하늘의 빛나는 풍경이 잿빛으로 지어진 우리의 초라한 임시막사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82쪽)” 정명숙기자 ulsan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