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자. 온 세상이 푸르다. <걷기예찬>의 저자 다비드 브루통은 ‘걷기’를 ‘우리 사는 세상을 느끼는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두 발이 땅을 굳건히 딛고 앞으로 나아갈 때 사람은 세상의 맥박과 일치함을 느낀다.

창간 30주년 경상일보가 슬로건 ‘함께하는 울산’의 의미를 담아 울산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울산트레킹大지도를 선보인다. 울산에는 이미 ‘걷기 좋은 길’이 많다. 하지만 이를 한데모아 한 눈에 보여주는 大지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누구나 첫 걸음을 뗄 수 있도록 울산전도 위에 9개의 ‘걷는 길’을 그리고 상세설명도 덧붙인다. 발길 닿는 곳마다 우리의 역사와 마을과 사람 이야기가 기다린다.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모든 길을 섭렵하는 릴레이 걷기예찬 프로젝트가 곳곳으로 퍼지기를 기대한다.

 

◇울산어울길

울산어울길은 본사가 지난 2010년 제안한 ‘울산의 걷는 길’이다. ‘솔마루길’ ‘참살이길’ 등 울산의 각 자치단체가 만들어 놓은 길과 아기자기한 동네길, 야트막한 산길 등을 아우르는 산책길로 느림의 미학에다 시민 모두가 함께 걸으며 화합하자는 의미까지 더해져 ‘울산어울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길이는 울산 동구 화암추등대에서 선암호수공원까지 울산 5개 구·군이 연결된 75㎞(총 7구간)에 이른다. △1구간은 동구 문현삼거리~염포산~염포삼거리(6㎞·3시간) △2구간은 염포삼거리~염포팔각정~마골산 헬기장~무룡고개(10㎞·5시간) △3구간은 무룡고개~무룡산~동대산~마우나오션리조트 입구(14.5㎞·6시간) △4구간은 마우나오션리조트 입구~이화초등학교~순금산~천마산~만석골 저수지(11.5㎞·6시간) △5구간은 만석골 저수지~범서옛길~연동재~입화산(11㎞·5시간) △6구간은 입화산~삼호교~남산 솔마루길 입구(8㎞·4시간) △7구간은 남산솔마루길입구(크로바아파트)~보건환경연구원~울산대공원산~신선산~선암호수 공원(14㎞·6시간)이다.

 

1구간은 동구 월봉사를 출발해 산 능선 숲길을 따라 염포개항공원이 있는 염포삼거리(성내삼거리)까지 걷는 코스다. 태화강 하구포구, 세계적인 기업인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울산의 산업단지를 조망할 수 있다. 곰솔이 많아 사계절 모두 걷기에 아주 좋다.

2구간은 염포삼거리에서 출발 해 임도를 따라 효문동과 정자동을 잇는 정자고개까지 걷는 코스다. 코스 중간에 바다와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대부분 임도로 돼 있어 봄·가을에는 매우 좋으나 여름에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고 겨울에는 찬바람이 강하다.

3구간은 무룡(정자)고개에서 시작 해 무룡산 정상, 달령재, 동대산, 호계재, 마동재, 신흥재를 거쳐 기령까지 걷는다. 출발직후 30여 분은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종점 기령에는 시내버스가 없어 매곡까지 나와야 한다.

기령에서 시작하는 4구간에서는 아삭귀개 등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돌티미늪을 지나 이화마을, 경주와 울산사람들이 함께 쌓았다는 관문산성, 천마산, 만석골저수지로 이어진다. 특히 천마산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잘 조성돼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5구간은 북구 천마산 입구의 만석골 저수지에서 중구 입화산까지 가는 코스다. 산 능선을 따라 형성된 임도를 사색하며 걸을 수 있다. 이 구간은 도심이 전혀 보이지않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길은 맨발로 다녀도 괜찮은 토질로 채워져 있다.

중구 입화산에서 시작하는 6구간은 다운목장, 태화강대공원을 따라 솔마루길 입구인 태화강변 크로바아파트 입구까지 걷는 코스다. 코스 내 입화산에는 참살이 숲길이 있으며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울산 전역을 감상할 수도 있다.

마지막 7코스는 크로바아파트 입구에서 남산, 솔마루하늘길, 울산대공원 정문과 남문, 선암호수공원까지 산능선을 따라 걷는다. 길 주위에 조성된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고있어 고즈넉하게 걸을 수 있다. 태화강을 내려보며 걷게되고, 야간에는 석유화학공단의 야경이 펼쳐진다. 정자와 체육시설이 잘 갖춰진 것도 특징이다.

 

◇솔마루길

솔마루길은 소나무가 울창한 산등성이로 연결되어 있으며 24㎞의 도심 순환 산책길이다. 울산어울길의 7코스와 동선이 대부분 겹친다. 울산 시내 중심을 관통하고 있으며 인구밀집도가 높은 아파트단지를 끼고 있어 그 어느 코스보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태화강변 크로바아파트에서 출발해도 좋지만 거꾸로 선암호수공원을 출발지로 삼아도 좋다. 신선산, 울산대공원, 문수국제양궁장, 삼호산, 남산을 거쳐 태화강 둔치에서 마무리한다.

한꺼번에 무리할 필요는 없다. 신선산(극락사~선암호수공원 명상의장·4㎞), 울산대공원(대공원동문~문수양궁장 용미등·10㎞), 삼호산(섬골목~삼호정·6㎞), 남산(남산로~용덕사 남산사거리·4㎞)구간으로 구성된다.

 

◇성안옛길

성안옛길은 중구의 진산인 함월산을 중심으로 성안동 북서쪽에 형성된 자연마을과 연결돼 있다. 숲길, 오솔길, 과수원길, 농로길 등 길 형태도 다양해 그야말로 걷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성안옛길은 모두 3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14㎞·4시간)는 성안동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성안중학교~맨발등산로 입구~내약마을~사랑채~청구농장~참새미골~성동마을~오장골~풍암마을~서암사~큰 골~시능골~장암저수지~길촌입구~장군바위 앞~장암공원~경찰청~성안중학교로 연결된다. 일반 성인이 걸으면 4시간 가량 소요된다.

2코스(7㎞·2시간)는 금호아파트 아래~장암저수지~시능골~큰 골~동호농장~성동마을~참새미골~청구농장까지이다.

3코스(3.5㎞·1시간)는 성동마을 입구~돌담집~성동마을회관~고씨 재실~황토방가든~시능골~장암저수지~금호아파트~성안순환도로~성동입구로 연결된다.

3개 코스의 상당구간이 겹치는 곳이 많다. 따라서 자신의 운동량이나 시간여유 등에 따라 골라 걸으면 된다. 3개 코스를 모두 걸으면 겹치는 구간이 있기 때문에 7시간 정도 걸린다.

 

◇태화강백리길

태화강 둔치를 따라 강이 발원하는 지점부터 하류 울산만에 이르기까지 총 48㎞에 달한다. 자전거 길 조성을 위해 애초 조성됐으나 현재는 구간별로 나누어 생태걷기 행사장으로 전국적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는 이틀에 걸쳐 이를 걷는 1박2일 걷기행사를 해마다 진행한다.

첫날 태화강 발원지 탑골에서 하류로 내려와 대곡박물관까지 18㎞를 걷고, 이틀날에는 대곡박물관에서 명촌대교까지 30㎞ 코스를 걷는 것이다. 태화강백리길은 울산을 동서로 가르는 태화강을 걸으며 도시의 역사문화, 생태를 살펴볼 수 있다.

 

◇해파랑길

‘해파랑길’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벗 삼아 함께 걷는다’라는 뜻으로 대한민국 최장거리 초광역 걷기 여행길이다.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 해 강원도 통일전망대에서 마무리된다.

총연장 770㎞에 이르는 이 길은 부산·울산·경북·강원 4개 광역지자체를 통과하며 지난 2016년 총 50개 전 구간이 개통됐다. 그 중 울산권역은 최남쪽 간절곶(해파랑4구간) 일부가 포함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진하해수욕장(해파랑5구간)에서 시작해 북쪽 정자항(해파랑10구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총 7개 구간 102㎞에 이른다.

△5코스는 진하해변~~덕신대교~청량운동장~덕하역 △6코스는 덕하역~선암호수공원~솔마루길~태화강전망대 △7코스는 태화강전망대~십리대숲~번영교~염포삼거리△8코스는 염포삼거리~방어진항~대왕암공원~일산해변 △9코스는 일산해변~현대예술공원~주전해변~정자항 △10코스는 정자해변~강동화암주상절리~관성해변~읍천항~나아해변으로 이어진다.

특히 울산권역은 해안선 위주로만 구성된 타 지역과 달리 울산미포 및 온산국가산단을 비켜가기위해 해파랑 전 구간에서 유일하게 도심과 산, 강까지 아우른다. 울산 해안선의 남쪽부터 북쪽까지 섭렵하는 긴 동선인만큼 나사해변부터 간절곶등대, 태화강둔치, 몽돌해변, 대왕암전망대 등 발길이 닿는 곳 어디서나 자연경관 뛰어난 포토존을 만날 수 있다.

 

◇대왕암솔바람길

울산 12경 중 하나인 대왕암공원은 기암괴석과 수령 100년이 넘은 1만5000그루 해송이 장관을 이룬다. 옛 선비들이 해금강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며 조선시대에는 목장으로 쓰였다. 대왕암공원 입구에 이국적인 모습의 상가와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는 사계절 관광명소이다.

솔바람길에서는 솔향기 가득한 해안둘레길을 걸으면서 파도와 바람이 합작한 기암괴석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1코스는 미르놀이터~하트포토존~용굴~대왕암(1.8㎞·30분) △2코스는 미르놀이터~울기등대~대왕암(1.2㎞·20분) △3코스는 대왕암~과개안~슬도(2.6㎞·45분)로 구분된다.

 

◇강동사랑길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강동사랑길의 테마는 사랑이다. 구간마다 다양한 사랑의 의미를 담았다. 일곱개의 하트모양 구간으로 산과 들,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어 연인이 함께 걸으면 더없이 좋은 코스다.

△1구간 믿음의사랑길(2㎞·1시간30분) △2구간 윤회의사랑길(2.6㎞·1시간20분) △3구간 연인의사랑길(4.7㎞·2시간10분) △4구간 부부의사랑길(5.9㎞·2시간30분) △5구간 배움의사랑길(2.9㎞·1시간30분) △6구간 사색의사랑길(2.5㎞·1시간) △7구간 소망의사랑길(3.4㎞·1시간20분)으로 구성된다.

 

◇간절곶 소망길

간절곶 소망길은 소망을 담은 자연의 길이라고 불린다. 한반도 새해를 여는 장소성과 해맞이를 통해 한 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바람을 동시에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이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방문객이 많은데다 부산에서 시작되는 해파랑길과도 연결된다.

△1구간은 진하해수욕장 명선교~진하해변~솔개해변~간절곶 입구(5.2㎞·2시간) △2구간은 간절곶 광장~아샘블관광호텔~나사해변(4.8㎞·1시간30분)이다.

 

◇하늘억새길

하늘억새길에서는 울주의 천혜자연경관 영남알프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순환 탐방로다.

△1구간 억새바람길(4.5㎞·2시간30분) △2구간 단조성터길(6.6㎞·3시간) △3구간 사자평억새길(6.8㎞·4시간30분) △4구간 단풍사색길(7㎞·3시간30분) △5구간 달오름길(4.8㎞·4시간)로 구성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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