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에 中 의존도 낮춰
중국내 사업장 철수·투자 재고
무역전쟁 본질 中서도 논쟁중

그동안 상호보완적인 협력으로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미국과 중국의 상호의존 체계 ‘차이메리카’(Chimerica)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산업계에서 최근 무역전쟁 격화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상호의존을 끝내고 결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은 서로 다른 경제, 정치체제를 딛고 수십 년 전부터 긴밀한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중국은 미국의 투자와 시장 접근을 토대로 파멸적인 문화혁명의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할 수 있었다.

고도성장을 시작한 중국은 미국 소비자와 금융체계 덕분에 번영을 누렸고,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은 중국의 굴기로 많은 수익을 구가했다.

중국은 경제 대국으로 거듭나 10여년 전부터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인식됐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을 함께 일컫는 ‘차이메리카’라는 경제용어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차이메리카는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하나의 경제주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이런 관계는 종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소비자와 금융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물려 소비자들의 마음을 바꾸고, 중국에 사업장을 둔 자국 기업들에는 귀국이나 우방으로 이전을 권고하고 있다.

NYT는 이런 추세 때문에 기업가들과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메리카를 위협하는 무역전쟁의 배경에는 상호 불신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 일자리를 없애고 첨단기술을 훔치며 글로벌 통상질서를 어지럽힌 결과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여긴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성장이 인민의 피땀으로 이룩됐으며 미국이 중국 굴기를 두려워해 무역전쟁이 발발했다고 본다.

중국 내에서는 차이메리카가 붕괴위기에 직면한 실제 원인을 두고 열띤 논쟁이 펼쳐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뤄구 전 인민은행 부행장은 무역전쟁의 본질이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미국의 불안이 아니라 중국식 국가주도 자본주의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검열 속에서도 중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작자 미상의 글 ‘차이메리카 붕괴의 이유’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목격된다.

이 글은 중국이 저열한 인권을 바탕으로 한 중상주의 국가주도 자본주의로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의 가격 결정과 임금 구조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경제성장 모델을 바꾸기를 중국에 요구하지만, 중국은 미국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해 단기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만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저자는 “차이메리카는 5월10일(미국의 대중 관세폭탄 집행일)을 기해 각자의 길로 갔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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