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희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날씨만큼 모든 사람의 생활에 밀접한 정보도 없다. 날씨예보를 관할하는 기관인 기상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폭염과 혹한은 물론 태풍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고 빠른 기상정보는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울산은 서울보다 1.6배(서울 605㎢, 울산 1061㎢)나 넓은 면적에다 대규모 국가산업단지와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기반 산업시설을 갖추고 우리나라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왔다. 40년 이상 가동해온 노후화된 석유화학시설과 지하배관에 매설된 엄청난 양의 가스와 유류, 지상에는 12기의 원전에 둘러싸이다 보니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화학물질 및 방사능 유출, 해양오염 등 연쇄적 재난사고 위험성이 상존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자연재해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는 지역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가 갈수록 대형화·일상화되면서 기상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최근 살인적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지진 등 재난이 끊이지 않아 피해가 막심하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인한 물난리와 2016년 9월 경주와 2017년 11월 포항의 대지진은 우리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겨울철 반복되는 가뭄 등 울산도 기후변화 피해를 직접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기상정보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커지는 가운데 울산기상대를 울산기상지청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울산기상대가 기상지청으로 승격돼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현재 기상청의 지방조직은 6개 지방청(수도권, 강원, 대전, 부산, 광주, 제주)과 3개 지청(대구, 청주, 전주), 그리고 7개의 기상대(울산, 인천, 춘천, 홍성, 목포, 창원, 안동)로 운영되고 있다. 울산기상대는 부산지방기상청 산하 최하위 조직으로 광역시 중에는 울산과 인천뿐이다.

게다가 울산기상대의 조직은 갈수록 축소되어 기존 10명에서 2016년에는 5명까지 줄였다. 관할지역은 울산과 밀양, 양산시로 기상관측만 담당할 뿐 예·특보 기능은 없다. 특히 지진 등 재난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인력 부족으로 지진 대응 역량을 키우기 어려울뿐더러 지역 맞춤형 예보기술 개발이나 방재기상, 위험기상 대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5월8일 울산을 방문한 조명래 환경부장관에게 울산기상대의 울산기상지청 승격을 건의했다. 조 장관은 “울산의 행정수요 및 여러 환경을 감안하면 태풍, 지진,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맞춤형 기상정보 생산 제공이 필요한 만큼 울산기상대의 승격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올해 1월 울산시는 이미 기상청에 울산기상대의 승격 필요성을 정식 건의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것과 함께 기상청을 외청으로 둔 환경부장관이 울산기상대 승격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국가산업단지와 원자력발전소 밀집지역으로 복합재난의 위험성이 높은 울산에 지진과 태풍 등 재난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상·지진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울산기상대의 조직 규모와 역할이 너무 초라하다는 지역사회의 여론과 맞물려 반드시 관철돼야 할 지극히 당연한 요구다.

이제 곧 장마철이 다가온다. 태풍이나 홍수 피해도 대비해야 한다. 울산기상대를 조속히 기상지청으로 승격시켜 전문 인력과 기상 관측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기상지청으로 승격되면 기존 기상대와 달리 전문 조직의 신설 및 확충으로 세분화되어 전문 인력이 배치됨에 따라 기상서비스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이다.

질 높은 기상서비스를 통해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만들고,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폭염과 한파, 미세먼지 등 다양한 기상상황을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제공하여 정부의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영희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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