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국 4억2700만명 투표
EU 집행위원장 사실상 결정
난민·기후변화등 주요쟁점
극우성향 정당 돌풍 예고에
브렉시트 英 표심 향방도

▲ 유럽연합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의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EU 28개국에서 실시된다. 유럽의회 주요정치그룹 ‘대표후보’ TV 토론 모습.

유럽의회 웹사이트 캡처

유럽연합(EU)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를 구성하는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선 28개 EU 회원국에서 모두 4억2700만명의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해 751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인도,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 규모의 ‘민주주의 축제’로 꼽힌다. 이번에 실시되는 제9대 유럽의회선거는 지난 2015년 본격화한 유럽 난민사태 이후 및 지난 2016년 6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처음으로 범유럽 차원에서 실시되는 선거다.

지난 60여년간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 맞서 ‘하나된 유럽의 꿈’을 키워온 EU는 유럽 난민사태와 브렉시트 결정을 거치면서 통합이냐 해체냐는 중대한 갈림길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드러나는 표심의 향방은 향후 EU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회 선거는 28개 회원국 각국의 선거법에 따라 개별국가 단위로 실시한다. 이번 선거는 오는 23일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뒤 24일 아일랜드·체코(25일까지), 25일 라트비아·몰타·슬로바키아로 이어지고 26일 일요일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나머지 21개국에서 실시된다. 개표는 26일 모든 회원국의 투표가 끝나고 난 뒤 시작돼 결과가 발표된다.

2000년대 이후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는 40%대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처음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된 지난 1979년의 투표율은 61.8%였으나 선거를 거듭할수록 계속 낮아져 1999년엔 49.5%, 2004년엔 45.6%, 2009년엔 43.0%, 2014년엔 42.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회원국별로 투표율 격차가 크다. 지난 2014년의 경우 벨기에는 89.6%를 기록한 반면에 슬로바키아는 투표율이 13.0%에 불과했다.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EU에 대한 회원국 국민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가늠자로도 해석돼 EU는 선거율을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결과는 EU의 행정부 수반격인 EU 집행위원장 결정을 위한 중대한 과정 중 하나라는 점에서 투표 결과가 주목된다.

EU는 지난 2014년부터 유럽의회 선거결과와 EU 집행위원장 선출을 연계함으로써 EU 행정부 수반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효과를 가미했다.

유럽의회 선거결과 최다 의석을 차지한 정치그룹의 대표가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되도록 한 것이다.

또 EU 집행위원장 선출은 향후 이어질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의회 의장,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럽중앙은행(ECB) 등 차기 EU 지도부 선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이번 선거는 향후 5년간 EU 정치지형을 재편하는 시발점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난민 문제와 기후변화, 테러문제, 경제성장 및 실업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유럽 난민사태와 브렉시트를 거치면서 반(反)난민·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이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어 이들 극우·포퓰리스트 정당의 돌풍이 계속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극우·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세력을 크게 확대할 경우 EU의 난민정책과 유럽 통합 노력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브렉시트가 오는 10월 말까지로 연기되고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해법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어 영국 유권자 표심이 어떻게 드러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