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사랑, 감사, 은혜, 배려의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소중한 달이다. 해마다 5월이면 사람들은 학창시절 지식을 심어준 옛 스승을 찾아 지난 이야기를 나눈다. 부모님을 찾아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기도 한다. 제자와 자식들의 작은 마음에도 스승과 부모는 아주 흐뭇해하고 환한 웃음으로 답한다.

나이가 들면 조금씩 기력이 떨어진다. 자식들은 그런 세월의 흐름으로 변화해가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을 가슴으로 가득 담는다. 이미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분들은 주말과 휴일에 납골당이나 집안 선산에 모셔진 산소에 찾아가 예를 갖춰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도 한다. 이렇게 자식들이 마음을 전한다고 해도 한결같은 사랑을 주시고 온 몸으로 헌신하신 부모님의 은혜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부모님의 자리는 한없이 크고 넓고 깊다.

불경에 나오는 ‘부모은중경’을 우리 모두가 한번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이 경을 읽으면 신발이 닳고 옷이 해지고, 손이 다 굳은살로 채워진 우리 부모님들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부모님의 은혜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설명한 경전으로써 부모의 10가지 소중한 은혜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어머니의 은혜를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여러차례 간행되어 많은 판본이 백성들에 의해 유통됐다.

소월 헌정암의 발문에 의하면 세종4년 가을 정암의 권유로 대공덕주 명빈 김씨가 재물을 시주하며 부모의 은혜를 기리고 왕과 왕비 세자의 건강과 왕실의 번창을 기원하기 위해 판각한 것이라 한다.

여기에는 ‘불설부모은중태골경’이 함께 들어있는데,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설하여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친 경전1권 불설애보 부모은중경이라고도 한다. 이경의 내용은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다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류를 먹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을 백 천 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설하셨다.

이와 같이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경은 유교의 ‘효경’과 비슷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징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부모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십대 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십대 은은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주는 은혜 △해산날에 즈음해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먹이는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눕히는 은혜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는 은혜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짖는 은혜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등이다.

부모의 은혜가 소중함을 말하고 그 효의 실천적 수행을 신, 구, 의의 삼업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즉 몸과 말과 마음으로 한결같이 효도하는 것이 참된 효임을 밝힌 것이다. 또 부모가 죽은 뒤의 명복을 비는 것은 천도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아버지의 뼈와 어머니의 피를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남을 죽을 때까지 소중함과 감사함으로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것은 은혜를 갚는 것이며 내 자식에게 보여주는 참된 교훈인 것이다. 이것을 하늘이 인간에게 정해준 수명을 올곧게 살아가라는 지천명이라 여겨야한다.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