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부채전시 다채

▲ 울산현대한국화회의 ‘소선일기(素扇逸祈)’가 오는 29일까지 새시갤러리에서 열린다.

남구문화원 갤러리숲 12일까지
연화도 등 단오선 120여점 선봬

갤러리 라온 12일까지
문학회원들 글·캐리커처 담아

새시갤러리 29일까지
여름맞이 부채전 100여점 전시

조선 후기 문신 이유원(李裕元)은 부채를 일컬어 맑은 바람을 일으켜 사람에게 덕(德)을 준다고 했다. 이를 두고 습기를 제거해 주는 덕, 깔고 자게 해 주는 덕, 값이 저렴한 덕, 만들기 쉬운 덕, 비를 피하게 해 주는 덕, 볕을 가려 주는 덕, 옹기를 덮어 주는 덕 등 팔덕선(八德扇)이라 했다. 이밖에도 부채는 어르신 앞에서 하품할 때, 빚쟁이와 마주칠 때마다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요긴하며 무엇보다 값이 저렴해 헤져서 버려도 아깝지 않다는 이점도 있다.

선조들은 여름의 길목 단오를 앞두고 이처럼 덕이 지닌 부채를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7일 단오를 맞아 울산지역에서도 부채전시 잇따르고 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선조의 멋과 풍류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울산남구문화원 갤러리 숲에서 5일 부채전 ‘바람을 품다’가 시작됐다. (사)호연생활민화연구원(원장 김명지)이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합죽선, 방구부채, 대파초선, 미선, 세미선, 혼선 등에 연화도, 문자도, 일월오봉도, 해학반도돋, 장수도, 어해도, 책가도 등 총 120여 점을 그린 단오선(端午扇)을 선보인다.

김명지 원장은 우리 선조들은 여름의 길목인 단오에 더운 여름을 잘 견디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인과 친지에게 부채를 선물했다. 회원들의 작품이 너무 훌륭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단오선의 멋과 민화의 예술적 가치를 두루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2일까지 열린다.

같은 날 중구문화의거리에서도 2건의 부채전시회가 개막했다.

갤러리 라온에서 진행되는 부채전은 울산중구문학회(회장 박장희)가 ‘전언(傳言), 바람을 일으키다’ 주제로 마련했다. 전시참여회원은 총 45명 회원 중 강성학 김동관 김미경 문송산 박산하 박종해 성주향 이충호 정은영 천성현 최이락 등 35명에 이른다. 부채에 그린 글과 그림은 모두 울산미술대전 초대 작가 효령 전건숙 문인화가가 그린 것으로, 내용은 모두 회원들의 아포리즘에서 비롯됐다. 회원들 각자의 캐리커처 작업에는 윤정현 울산캐리커처협회장이 참여했다.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인근 새시갤러리에서는 울산현대한국화회(회장 이상열)의 ‘소선일기(素扇逸祈)’가 개막했다. ‘여름맞이 부채전’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번 전시는 29일까지 이어진다.

각자의 영역에서 한국화 및 서양화가로 활동하는 회원들이 각자의 개성이 담긴 부채를 선보인다. 강동진 권강숙 김성조 박광호 이권호 이미영 이상열 하혜정 작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전시 부채는 100여 점에 이른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