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국제미술비엔날레 전시
한국관 특별전 29명에 포함
모친 사연 형상화 한 그림 선봬

▲ 조철수 작가가 2019 베이징 국제 미술 비엔날레에 출품한 ‘늙은 여자의 수다 Ⅱ’(부분)

조철수(62·사진) 서양화 작가가 울산 지역 최초로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 비엔날레 특별전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그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한평생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액자를 만드는 기술공으로,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일해 왔다.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2년 전에는 울산미술대전 전체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조 작가의 인생 스토리가 지역 미술계에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울산미술협회는 “오는 8월 베이징에서 시작되는 2019 베이징 국제 미술 비엔날레(BIAB)에 협회 소속 조철수 작가가 특별전 초대작가 최종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10일 밝혔다.

베이징 국제 미술 비엔날레는 2003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2년 마다 베이징에서 개최돼 왔다. 올해는 제8회 행사가 치러진다. 오는 8월26일부터 9월23일까지 중국국립미술관(베이징)에서 열리며 올해의 주제는 ‘다채로운 세계와 함께하는 미래’로 정해졌다. 전 세계 4000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며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철수(62·사진) 서양화 작가

초창기 베이징 국제 미술 비엔날레는 참가국 수가 45개 내외였으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늘어나 최근에는 100여 개 국가에서 참여하고 있다. 전시장은 다양한 섹션으로 구분되지만 주로 회화와 조각으로 구성되며 전 세계 현대미술을 소개한다. 단순하게는 전 세계의 현대미술 흐름을 보여주는 대규모 미술전람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동양과 서양 문화의 동등한 대화와 국제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공론의 장이 펼쳐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철수 작가는 이번 베이징 비엔날레에서 국가별로 마련되는 특별전 작가로 참여한다. ‘한국관’ 전시는 조 작가를 포함해 총 29명의 한국작가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에 앞서 전국 각 지역 미술협회는 수백 명의 참가자 후보군을 제출했고, 한국미술협회가 50여 명으로 압축했으며, 한국큐레이터협회와 베이징 비엔날레 측이 마지막 최종 리스트를 확정했다.

조 작가는 이를 위해 100호 크기의 ‘늙은 여자의 수다 Ⅱ’를 이미 주최측에 보냈다. 이번 작품은 2년 전 열린 2017 울산미술대전에서 조 작가에게 대상의 영광을 안겨준 ‘늙은 여자의 수다’의 연작이다. 2001년 고인이 된 모친의 이야기를 미술 작품으로 형상화 했다. 작업에 사용된 실버톤 알리미늄 가루는 작지만 딱딱하다.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던 어머니의 잔소리와 묘하게 닮아있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그 잔소리가 그리워졌다. 낱낱의 오브제는 비록 상처를 입힐만큼 날카롭지만, 작업을 마무리하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니 오히려 잊고 살던 어머니의 사랑처럼 부드럽고 포근하게 다가온다.

조씨는 현재 남구 무거동에서 화랑을 겸한 액자제작업체를 운영 중이다. 건축업계에도 잠시 몸담았다. 그의 작품에 낯선 오브제가 자주 사용되는 이유다. 현재는 울산대 대학원에서 섬유디자인 과정을 전공하고 있다. 울산전업작가회, 울산미술사생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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