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할머니의 상실감 표현
日 공식사과·법정배상 강조

▲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낸 영화 ‘에움길’의 한 장면.

영화 ‘에움길’은 연출을 맡은 이승현 감독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생활공간인 나눔의집으로부터 약 20년간의 할머니들 일상이 담긴 영상을 건네받아 시작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해 사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할머니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냈다. 배경에는 이옥선 할머니의 내레이션이 깔린다.

일본의 공식 사과와 배상 없이 20년이 흐르는 동안 나눔의집에서 함께 지내던 많은 할머니가 별세했다. 이로 인한 남은 할머니들의 상실감도 영화는 담아낸다.

이옥선 할머니는 ‘군자가 보고 싶다”며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故 김군자 할머니에 대해 그리움을 표현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영화에 할머니 서른 분이 나오시는데, 현재 이중 생존자가 4분 정도밖에 안 된다”며 “영화를 통해 할머니들의 여성으로서의 삶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을 규탄하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할머니는 “열 다섯살 때 큰길에서 남자 두 명이 앞길을 막고 나를 끌고 갔다. 중국에다 위안소를 만들어놓고 한국 딸들을 몇십만명을 데려다 죽였다”며 “이렇게 해놓고 오늘날에 와서 안 그랬다고 한다. 사죄를 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에 공식 사죄와 법정 배상을 요구한다. 할머니들이 거짓말한다고 하는데, 너무 억울하다. 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다. 강제로 갔는데 어째서 위안부인가”라며 “후대를 위해서 할머니들이 모두 다 죽었다 해도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이승현 감독은 영화 ‘귀향’(2016)에서 착한 일본군 다나카 역을 연기한 것을 계기로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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