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일산해수욕장 모래 위에 소나무를 심었는데 괜찮은가?”라고 묻는 질문을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는다. “곰솔을 꼭 심어야 할 곳에 심었다”고 답해 준다. 다만 큰나무를 심었기에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적응 못하는 나무들이 생길 수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하해수욕장을 가보라고 했다.

2000년 울주군 당시 산림과장이 ‘바닷가에는 곰솔이 있어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데도 심었다. 그런데 지금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숲이 되었다. 처음 심을 때 작은 나무를 심었기에 적응을 잘 한 결과다.

이에 동구청도 일산해수욕장에 240그루 곰솔을 1.2㎞구간에 심었다. 제대로 뿌리내리고 자란다면 그늘은 물론이고 해수욕장 인근 상가와 주택에 해풍막아주는 등 큰 효과를 볼 것이다.

몇 년 전 이국적 해안 풍경을 만들겠다고 야자수를 심었다. 겨울추위에 결국 모두 떠났다. 한국 동해안 바다는 동해안 다운 풍경을 만들어 낼 때 국내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환호가 된다. 예전 해안가 모습을 만들어내면 된다. 키 큰 곰솔 숲 아래 해당화, 순비기, 갯메꽃 등이 자라고 있는 풍경말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뿌리부분 둘레가 20㎝나 되는 큰 나무를 심었기에 적응하기까지 더욱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무나 사람이나 어릴수록 새로운 환경에 적응은 잘 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주로 자라는 해송이라고 불리는 곰솔이 있다. 해송(海松)이라고 하면 중국 사람들은 잣나무로 안다. 우리나라 고향인 잣나무가 황해를 건너 간 소나무로 알기 때문이다. 바닷가 짠 소금기를 맞고도 버텨내는 소나무는 곰솔뿐이다. 검다하여 흑송(黑松)이라 한다. 줄기는 검은데 새순은 하얗다. 이는 붉은 줄기의 적송(赤松)과 구분되는 점이다. 곰솔은 적송에 비해 잎이 굵고 크다. 잎에 왁스층이 발달 되어 있어 염분으로부터 강하다고 한다. 해안가 곰솔들은 태풍이 불어 파도가 나무를 덮쳐도 검푸름을 유지한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몇 년 전 일본 키타큐슈 해안가를 가던 중 재선충병으로 소나무를 다 베어낸 해안가를 갔다. 이때 곰솔의 위력을 보았다. 곰솔이 없는 곳과 뜨문 뜨문 있는 곳의 뒤쪽은 나무들은 염해에 강하다고는 하지만 염분기가 있는 바람에 의해 잎이 모두 떨어지고 농사가 안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에 반해 몇 그루 안 되는 곰솔이 지키는 곳은 멀쩡했다. 그 곳은 주민들은 재선충방제 필요없다고 하여 곰솔숲을 잃고 농사가 안되자, 행정기관에 심어달라고 했으나 늦어지자 스스로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곰솔역할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재차 묻는다. 거름이 없는 모래 위에 심어도 되는가? 심은 위치가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부분이고 성토를 일부 했다. 소나무류는 약한 나무로 여겨진다. 척박한 땅에 잘 자라고 비옥한 땅에서는 잘 못 자라기 때문이다. 잡초로 불리는 풀들도 약한 식물이라고 한다. 비옥하고 안정된 흙에는 강한 식물이 산다고 한다.

소나무류는 광합성을 통해 만든 포도당(밥과 같은)을 뿌리에 붙은 버섯균(외생균근균)에게 주고 버섯은 탄수화물을 먹고 자라면서 흙 속 질소를 분해하면서 자란다. 이 질소는 밥만 먹던 소나무류에 전달하면서 면역력을 길러주게 된다. 이런 공생 관계가 되어야 소나무류는 잘 자란다. 거름이 많고 비옥해지면 면역력을 잃고 병과 싸우다 죽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일산해수욕장 모래밭과 언덕같은 곳에 심어도 곰솔은 잘 자라게 된다.

대왕암 곰솔들도 어릴 때는 땔감을 한다고 낙엽을 긁어 가면서 땅이 척박해서 지금껏 소나무들이 건강했다. 그런데 최근에 땔감을 하지 않으면서 점차 소나무류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하지만 바닷바람으로부터 염해를 이겨 내기 위해서는 해안가에 소나무류를 심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구청은 미래를 보고 심은 나무인 만큼 더욱 철저하게 잘 관리해야 숲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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