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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의회]울산다운2지구의 형식적 문화재 조사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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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9  21: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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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근 울산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울산의 미래 백년을 담보할 대규모 주택지구 조성사업인 ‘울산다운2 공공주택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업 시행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 대상지인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범서읍 서사·척과리 일원의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보상절차가 막바지에 들어섬에 따라 6월말에서 7월초 문화재 지표조사에 착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LH는 지난 3월 사업대상지 가운데 몇 곳을 골라 일주일가량 문화재 표본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문제는 LH가 사업시행을 앞두고 벌일 문화재 시굴조사가 형식적, 의례적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사업 대상지역인 중구 다운동은 차(茶)의 본고장으로 예부터 차밭이 많아 ‘다전(茶田)’이란 지명으로 불려 왔으며, 조선시대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이곳에서 나는 차를 울산군의 토공품으로 임금께 바쳤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차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 신라 흥덕왕(828년) 이후로 알려져 있어 다운동 일원은 삼국시대부터 차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주거지가 조성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게다가 다운동 일원은 과거 신라시대 가장 번성한 경주로 향하는 관문과도 같은 지역이었기에 그 역사적 가치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이 때문에 지난 1995년에는 청동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걸쳐 조성된 대규모 무덤군인 다운동 고분군이 발굴돼 현재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11호(1997년 지정)로 지정돼 있다. 이후에도 지난 2004년 울산정밀화학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앞두고 다운동 일원에서 벌인 문화재 조사결과 청동기 시대 주거지 유구를 비롯해 기와가마와 고상 건물지, 수혈주거지와 구상유구 등이 다수 발견된 바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문화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중구 다운동 지역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주거지 및 분묘가 다수 포진돼 있어 상당량의 매장 문화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다운2공공주택지구 사업 예정지에 포함돼 있는 다운동 구루미~말미 일원은 이미 상당량의 고분군과 유적지가 위치해 있어 철저하고 정확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토대로 울산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목전에 두고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그동안 LH가 지역의 문화유산을 상대로 보여 왔던 몰상식한 행태 때문이다. LH는 울산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발견된 소중한 역사적 가치인 공룡발자국을 말 그대로 홀대했다.

공룡발자국 발견 당시 원형그대로만 보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주변 지역을 마구잡이로 개발하고 정작 공룡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던 울산시민과의 약속은 기대 대신 실망과 분노만 안겨줬다. 오랜 설왕설래 끝에 개장한 공룡발자국 공원은 반 년 만에 또 다시 시설 개선 공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개장 6개월 만에 5억원의 주민 혈세를 들여 보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만든 LH에 또 한번 책임을 묻고 싶은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1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약사제방유적 역시 그 실체를 없애는 대신 유구를 살린 전시관을 만들기로 했지만 무성의한 시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만 했다.

역사유적은 그 고장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역사유적을 통해 우리는 선조의 지혜를 배우고 내고장의 자긍심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미래의 교훈은 과거에서 얻을 수 있다. 과거라는 둥지에서 미래라는 알이 부화되듯, 과거에 대한 발견과 탐구 그리고 성찰은 문명사회의 요건이 되는 셈이다. 토지개발사업에 앞서 문화재 발굴을 최우선 시 하는 이유도 우리가 무자비하고 미개한 민족이 아님을 스스로 확인하려는 의지임을 명심해야 한다.

LH는 과거 울산혁신도시 조성과 함께 이번 다운2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통해 얻게 될 수익 중 일부나마 울산시민과 다운동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보다 철저하게 문화재 조사에 나서고 적극적으로 발굴·보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행여나 형식적, 의례적 문화재 지표 조사로 대충 덮고 넘어가자는 생각이라면 애초에 버릴 것을 분명하게 경고하는 바다. LH는 소중한 문화자원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대한다면 준엄한 주민들의 분노가 사법적·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요, 울산의 역사가 심판대에 올릴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지근 울산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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