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음주법과 숙취해독 박성하 동강한방병원 원장

일주일 후면 추석이다. 추석이 되면 오랜만에 친척과 지인들을 만나게 되고 자연히 술자리도 늘어난다. 이럴 때 자칫 대책없이 술을 마시게 되면 연휴기간 내내 술병으로 복통과 두통에 시달리는 "우울한" 추석이 될 수 있다.

 그렇다해도 음복이나 뭐다 해서 술 권하는 추석이 관례화돼 있어 술을 피할 수는 없는 일. 음주는 우리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참에 올바른 음주법과 숙취해독법을 알아두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첫째 술은 기분 좋은 상태에서 기분 좋은 상대와 기분 좋은 곳에서 마셔야 한다. 이유는 간이 한의학적으로 소설(울체된 것을 소통시키고 구불어 진 것을 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기분 좋게 마시는 술은 적당할 경우 이러한 기능을 증진 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과할 경우 술로 더욱 부풀은 분노나 억울한 감정이 간의 소설기능을 막기 때문이다.

 둘째 주량이 적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술을 너무 차게 먹지 말아야 한다. 보통 술이 열이 많다 하여 차게 먹으면 술도 덜 취하고 맛도 좋다고 하는데 건강에는 좋지 않다. 특히 올 추석의 경우는 늦더위가 예상되기 때문에 찬 것을 많이 먹어 위와 장이 냉해져 있는데 차가운 술을 마셔 장이 더욱 냉해지면 설사를 한다. 위장이 냉해지면 속이 메스껍고 입맛과 체력이 떨어지고 숙취도 심해진다. 그러므로 술에 자신이 없으면 가급적 따뜻하게 데워 먹든지 그게 안되면 적어도 냉장이 안된 술을 마시는 게 상책이다.

 넷째 과음 후 다음 날 찬 것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과음한 다음날에는 온몸 조직에 염증과 찌꺼기가 생겨 괴로우며 따라서 갈증을 자꾸 유발하게된다. 그러나 갈증이 난다고 찬물을 함부로 마시는 것은 잘못이다. 술까지 마신 뒤라 내장이 지쳐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찬물을 마시면 당장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되든지 설사가 나게 마련이다. 당장 술이 좀 깨고 머리가 맑아 지는 것 같아도 실제로 찬기운이 몸을 둘러 싸서 오히려 숙취가 더욱 오래 간다.

 숙취에는 북어에 콩나물과 무를 넣고 푹 끓여 뜨겁게 먹는 것이 가 장 무난하다. 물고기는 육류보다 성질이 담백하고 서늘해서 술로 인한 염증을 시원하게 한다. 특히 북어는 더욱 담백하며 가정에 준비해 두기도 쉽다. 콩나물과 무는 본디 해독을 잘하는 음식이다. 잘 붓는 사람은 팥이나 호박을 달여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꿀이나 설탕물은 별로 좋지 않다. 약간은 몰라도 술로 인해 위장에 염증이 나서 소통이 좋지 않을 때 진한 꿀차를 마시면 꿀의 단맛이 위장을 더욱 습하게하여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에 많이 시달려 위장이 메말라진 사람은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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