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후원 받은 ‘풍류’ 등
예총·민예총 기획공연 펼쳐
울발연 ‘태화루’ 연구과제로
관광·장소 마케팅 등 점검

▲ 태화강 태화루와 울산의 마천루.

도심 속 태화강변 태화루가 재건 5주년을 맞았다. 현재의 태화루는 2011년 9월 공사 착공 이후 2014년 5월14일 준공 건립됐다. 역사 속에서만 존재하던 태화루의 모습을 시민들이 실제로 눈 앞에 두고 확인하는데 3년 여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태화루의 재건을 주장하는 염원을 한데모아 최선의 건립안을 도출하기까지는 실질적인 공사기간의 수십배인 반세기 50여 년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을 시민들은 잘 모른다. 오랜 세월 관심이 집중됐던 태화루는 기대와 환호 속에 재건됐지만, 막상 준공 이후에는 오히려 시민들의 관심 대상에서 멀어진 느낌이다. 다행히 올해 재건 5주년을 전후해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지역사를 연구하는 전문기관에서 태화루의 의미를 되찾고 현 시대에 어울리는 활용안을 다시 고민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 태화루에서 열린 ‘풍류’는 그 일환으로 마련한 지역사회 문예단체의 새로운 무대였다. 태화루 건립에 통 큰 기부를 한 S-OIL(주)의 사회공헌기금과 울산시 및 울산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사)한국예총 울산광역시연합회가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1000여명의 관객들이 모인 가운데 이영백 S-OIL(주) 부사장이 3000만원 기부금을 울산예총에 전달했고, 시인 박종해는 ‘태화루에 올라’를 낭송했다. 또 태화루를 무대삼아 태평무와 부채춤을 비롯한 전통춤의 향연이 펼쳐졌으며 문근남 전통복식 명인의 고증으로 우리 한복을 보여주는 패션쇼에 이어 울산 가수 ‘홍자’의 무대로 마무리돼 큰 호응을 받았다.

▲ 태화루 5주년을 기념해 울산예총이 마련한 야외행사 ‘풍류’.
 

30일 태화루에서 울산민예총 국악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영남 3루 민속놀이 교류전’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태화루 마당에서는 진주솟대쟁이놀이와 밀양백중놀이, 울산달리농악이 차례로 선보여 촉석루(진주), 영남루(밀양), 태화루(울산)의 역사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총3회로 구성되는 ‘태화루 기획공연’의 첫번째 행사였으며 두·세번째 행사는 오는 9월6일(전통가무악)과 10월13일(퓨전국악)에 각각 펼쳐진다.

이같은 문예단체의 활동과 더불어 울산발전연구원 유영준 전문위원은 재건 5년 차의 ‘태화루’를 올 한해 집중 연구과제로 다루고 있다. 관광, 장소마케팅, 도시지리 등의 전문가인 유 전문위원은 “2014년 완공 이후 한때는 시민들에게 역사문화적 자부심을 갖게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공간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는 느낌이다. 일상의 공간으로 인식돼 친숙한 공간으로 다가오게 된 것은 긍정적이나, 지속적인 활용안에 있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주변경관과의 조화와 인근 국가정원 지정을 앞둔 태화강대공원(지방정원)과의 연계 등 4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태화루의 장소적 특징과 마케팅 방향을 재점검 해야 할때”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다시 보는 태화루 재건과정
태화루 복원운동은 1969년 김송태(당시 울산여상 교수) 전 구문회원장이 복원취지문을 지어 돌린 것이 시초였다.

당시에는 울산의 시세가 워낙 약해 엄두를 내지 못했고 국가적인 지원도 받을 수 없어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1982년 울산상공회의소의 건의로 제10대 이순동 울산시장이 검토를 지시했으나 복원 위치에 있던 민간 건물에 대한 보상비를 조달할 수 없어 역시 무산됐다. 1989년 제15대 곽만섭, 16대 안길현 시장도 복원을 추진했으나 그 역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0년 울산지역발전추진협의회(회장 이사주·울산대 총장)가 복원을 거론한데 이어 1994년 ‘태화루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박영출·울산문화원장)가 ‘태화루 복원중창 계획서’를, 1995년 울산시가 또다른 ‘태화루 복원중창 계획서’를 내놓았고 2004년 울산광역시의 의뢰로 울산발전연구원이 ‘울산태화사지.태화루문화유적’을 내놓음으로써 드디어 복원 논의가 본 궤도에 올랐다. 2005년 ‘태화강 마스터플랜’의 중점사업으로 태화루 복원이 포함됐으며 2007년 ‘태화루복원 기본계획’ 용역을 바탕으로 2010년 1월 실시설계 완료 후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2011년 9월 공사가 착공됐다. 총사업비 507억원 중 태화루 누각 건립비 100억원을 S-OIL이 사회공헌사업으로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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