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1차 활동보고서 관련
고발건 등 핵심 의혹 관련자
법적 조치엔 신중 검토 입장
여야 의원, 처리결과에 불만
내일 특위위원장 선출 등 첫발
여야 동수 위원회 충돌 불가피

울산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의 활동결과보고서에 대해 집행부가 내놓은 처리결과(답변)을 놓고 여야 모두 불만인 가운데 지역사회의 기대와는 다르게 특위가 의혹 해소보다는 여야간 정쟁에 휘말려 2차특위도 정치적 갈등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중구는 지난달 말 앞서 중구의회 행정사무감사 특위활동 결과에 대해 집행부의 조치결과를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처리결과서를 보면 특위의 지적사항에 대해 집행부는 자체감사 등을 벌여 항목별로 시정조치하면서도, 경찰 고발 등 핵심의혹 관련자에 대한 처리 부분에 있어 특위의 요구와 달리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개발제한구역내 입화산 잔디광장 관리시설을 두고 특위가 ‘당초 목적과 달리 부적정한 설계변경과 불명확한 고가의 물품이 구비된 호화별장 형태로 사용됐다’며 전임 구청장과 관계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법적조치 등을 권고한 것과 관련, 중구는 ‘신중히 검토중’이라는 말로 입장을 대신했다. 문화의전당 내 소리마루 사적 목적에 따른 불법사용 의혹 등 여러 항목에서 특위가 요구한 대부분의 법적조치 권고에 대해서도 집행부는 검토중이라는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잘못된 행정업무 및 예산집행에 대해 시정조치를 이끌어내는 등 당장 집행부가 경찰고발 등에 대한 조치가 없다고 해서 이번 특위 활동을 평가절하 할 수는 없다. 다만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사유가 사실상 정권교체 후 적폐청산을 초점으로 그 칼날이 전임 구청장에게 향했고, 현재까지 진행되는 후폭풍을 고려했을 때 두달간 검토끝에 집행부가 내놓은 처리결과는 그동안 특위의 기대와는 온도차가 큰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집행부 처리결과를 확인한 여야 의원들 모두 불만을 드러내며 향후 진행될 2차특위를 벼르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특위위원장을 지냈던 김지근 의원은 “집행부 입장에서 같은 식구(공무원)가 관련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법적 조치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다”며 “앞선 특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야당이 2차특위에 참여하려는 것은 결국 물타기 때문이다. 집행부가 법적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라도 2차특위에서 더욱 심도있게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의 권태호 의원도 “집행부 처리결과를 보면 결국 애초에 우려하던대로 물특위였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여당이 주장한 실체 규명은 없고, 의혹을 기정사실화처럼 말해 논란만 가중시켰다. 최근 입화산 잔디광장 관리시설과 관련한 제보를 받았다. 2차특위에서 오히려 여당의 내로남불식 의혹을 파헤칠 것”이라고 했다.

입화산 잔디광장 관리시설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각종 의혹을 재조사하기 위한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특위는 오는 3일 위원장·부위원장 선출로 첫발을 뗀다. 앞선 특위와 달리 2차 특위에서는 여야 5대5 동수로 진행되는 만큼 사사건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