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의 바닷길 가계해변.

요즘은 일년내내 여행성수기다. 하지만 ‘한여름’에 떠나는 바캉스의 그 맛을 포기하기는 아쉽다. 일주일 혹은 열흘 간의 긴 여름휴가를 앞둔 직장인, 다가오는 방학기간 자녀와의 소소한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올 여름 부담스럽지 않는 국내여행계획을 세워보자. 때마침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여행정보사이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이에 딱 맞는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모세의 기적’ 2.8㎞ 바닷길 가계해변
삼별초 항쟁 남도석성·접도도 가볼만

◇신비의 바닷길, 기적을 체험하다…전남 진도

전남 진도는 해마다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 고군면 금계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의 바다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자연현상이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기적은 가계해변, 즉 회동국민관광지 내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이뤄진다.

해마다 음력 2월 그믐경, 또 6월 중순경 바다가 갈라진다. 물이 빠지면 폭 30~40m, 길이 2.8㎞ 가량 되는 바닷길이 열리는 것이다. 바닷길은 약 1시간 동안 완전히 드러난 후 금새 도로 닫힌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모세의 기적’이라 소개하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진도에서는 고려 삼별초군이 몽고군과의 항쟁을 위해 쌓았던 진도남도진성(옛 남도석성)이 남아있다. 남문 앞에 흐르는 개울에는 쌍운교와 단운교 2개의 무지개다리가 있다. 규모는 작지만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특이한 양식이다.

요즘은 진도 옆 접도(접섬)를 다녀오는 사람도 많다. 남동쪽 여미만은 수심이 깊고 파도가 잔잔해 좋은 항만을 이루지만 서해안 쪽은 약 2㎞에 이르는 절벽이 병풍을 친 듯 하다.

▲ 고래불해수욕장

차유 어촌체험마을·고래불해수욕장

200년된 고가 즐비 영해 전통마을도

◇바다와 바람, 자연의 보물창고…경북 영덕

경북 영덕군 축산면 차유마을은 푸른 해변을 그대로 간직한 어촌체험마을이다. 정식 명칭은 ‘대게원조 차유어촌체험마을’.

대게는 죽도산이 보이는 이 곳 앞바다에서 잡은 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와 비슷하다고 해 붙여졌다. 마을 내력을 따라 영덕대게원조마을로 명명됐다. 다만 따개비 체험, 통발 체험을 하려면 10인 이상의 인원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인근 고래불해수욕장은 고래가 하얀 물줄기 뿜는 명사 20리 해변이다. 영덕에서 북쪽으로 24㎞ 정도 이동하면 된다. 울창한 송림에 에워싸여 있으며, 금빛 모래는 굵고 몸에 붙지 않는다. 얕은 수심, 깨끗한 에메랄드빛 바닷물, 울창한 송림이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이 가족 피서지로 그만이다. 바로 옆 영해면 괴시리에는 고건축물이 산재해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200년 된 고가옥이 30여 동이나 있는 전통마을이 있다.

영덕에서는 해맞이공원을 꼭 들러야 한다. 수려한 해안절경과 무인등대를 활용한 인공공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야생화와 향토수종으로 자연학습장도 있는데, 수선화·해국·벌개미취 등 야생화 15종 30만본이 반기고 있다.

▲ 속초 영금정

속초 8경 영랑호 범바위, 영금정도 인기

아바이마을 갯배체험 색다른 추억 선사

◇호수와 바다의 묘미를 동시에…강원 속초

강원도 속초에는 특이하게도 바다의 조화가 만들어 낸 특별한 호수, 청초호와 영랑호가 있다.

자연호수 영랑호는 신라 화랑 ‘영랑’이 이 호수를 발견했다는 삼국유사 기록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주변에는 속초 8경 중 하나인 영랑호 범바위가 있다. 호숫가에 범의 형상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다.

속초 등대 전망대는 영금정 속초 등대전망대라고도 불린다. 영금정은 동명동 속초등대 밑의 바닷가에 형성된 크고 넓은 바위돌이다. 파도가 쳐서 부딪치면 신묘한 소리가 들렸는데 그 음곡이 거문고 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일제강점기에 손실돼 지금의 넓은 암반으로 변해있다. 주변 해맞이정자에서 보는 일출과 등대 전망대에서 보는 설악산 경관,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멀리 금강산 자락까지 조망할 수 있는 자연경관이 신비감을 전해준다. 영금정 바위 위에 세워진 해상 정자로 50m 정도의 다리를 건너 바다로 들어갈 수 있다.

속초에서는 아바이마을 갯배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6·25 전쟁 당시 북한에 살던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빠르게 성장한 항구마을이다. 고향 땅과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으나 지금은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추억의 동네 풍경만을 남겨두고 있다.

▲ 지리산생태과학관

전세계 신기한 곤충 ‘지리산생태과학관’

섬진강 별자리 탐사 등 가족여행지 추천

◇반딧불이 반기는 섬진강 생태여행…경남 하동

경남 하동군 섬진강은 봄맞이 여행길로 유명하지만,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태교육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이 지리산생태과학관이다. 우선 과학관의 건물이 특이하다. 곡선으로 디자인한 원통형 디자인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과학관을 등지고 서면 저만치 떨어져 흐르는 강이 보인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는 섬진강이다. 과학관의 첫 번째 보물은 앞마당처럼 펼쳐진 이 섬진강이다.

▲ 섬진강 일원

표본실에서는 바이올린딱정벌레, 코끼리왕장수풍뎅이 등 이름만큼 모양도 신기한 전세계 곤충을 볼 수 있다. 2층에는 고둥과 갈겨니, 모래무지, 다슬기 등이 사는 수서생물수족관이 있다. 하지만 가장 인기있는 곳은 꼬마 관람객이 좋아하는 3D입체영상관과 VR체험관이다. ‘롤러코스터’ ‘공룡사파리’ 등을 체험할 수 있어 방학기간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과학관이 운영하는 동정호와 섬진강 ‘섬진강 별자리 탐사’와 ‘지리산 반딧불이 탐사’에도 참여하면 좋다. 소설 토지의 최참판댁, 화개장터와 연계한 1박2일 가족여행지로 동선을 짠다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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