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전에 진단받을 경우 조기폐경

갑상선 질환 등 조기폐경 원인질환

스트레스·방사선치료도 난소 손상

폐경, 골다공증·심혈관 질환 위험↑

50대까지는 여성호르몬 치료받아야

▲ 전수분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국내 조기폐경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조기폐경은 난임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골다공증, 안면홍조,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 조기폐경은 왜 발생하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전수분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와 함께 조기폐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여성 인구 1%, 40세 이전 폐경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폐경을 경험한다.

전수분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12개월 이상 무월경이 지속되고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폐경으로 진단한다. 여포자극호르몬(FSH)의 혈중 농도가 40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다. 우리나라의 평균 폐경 나이는 49.7세다. 그런데 조기 폐경이란 40세 이전에 폐경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조기 폐경은 ‘조기 난소부전’이라고 부르며, 전 여성의 1%에서 발생한다. 1000명당 한 명 꼴로 3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기 폐경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감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에 의한 난소 손상과 애디슨씨 병, 근무력증, 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 갑상선 질환과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 또는 터너 증후군이나 염색체 수의 이상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스트레스나 정신과적 문제, 무리한 다이어트 등이 원인이 되며, 드물게 결핵이나 유행선 이하선염도 조기 폐경을 유발한다. 이처럼 원인이 확실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원인이 불명확하다.

전 전문의는 “앞서 언급된 질환 또는 유전력을 가지고 있거나 난소 손상을 유발하는 치료를 받았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 무리한 운동 등을 자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초기에 호르몬 치료 받아야

조기 폐경의 환자들도 일반적 폐경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폐경이 되기 전에 생리가 불규칙해 지면서 각종 폐경 증세가 조금씩 나타나며, 장기적으로 골다공증,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골밀도 유지,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 갱년기 증상의 완화, 향후 임신을 위한 자궁 크기 유지 등을 위해서라도 평균 자연 폐경 나이인 만 50세까지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 전문의는 “병원 치료를 받은 조기 폐경 환자 중 50%는 배란 및 월경이 일시적으로 회복된다. 3~5%에서는 자연 임신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임신이 가능한지 예측할 방법이 없으므로 임신을 원한다면 난자 기증을 받아서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기 폐경의 위험도가 있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조기 폐경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근본적인 조기 폐경을 예방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기폐경은 초기에 호르몬 치료·생활습관 교정을 해야 증상 악화와 가임력 상실을 막을 수 있다. △월경을 불규칙하게 하거나 △과거에 비해 월경혈 양이 줄었거나 △최근 들어 얼굴이 자주 화끈거리며, 우울하거나 감정기복이 심하고 △오래 흡연했거나 △가족 중 조기폐경인 사람이 있거나 △성조숙증을 경험했거나 △심한 비만·저체중이면 난소기능검사나 난포자극호르몬 수치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전 전문의는 “이른 나이에 폐경, 불임이 되는 것은 여성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준다. 가족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적극적인 호르몬 치료와 규칙적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와함께 자극적인 음식, 카페인 음료, 술, 담배를 멀리하는 등 건강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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